3월 9일 경찰청 주최 워크숍에서 어느 교사가 ‘일진회 서울연합’의 활동에 대해 발표한 것을 계기로 학교 폭력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제시하는 해결 방안들은 매우 비교육적이다. 퇴직 경찰이 제복을 입고 학교에 상주하는 스쿨폴리스 제도, 교사들이 경찰에 신고하면 포상하는 학교폭력신고포상제, 학교 곳곳에 감시카메라 설치, 일진회 학생들의 병영체험 등이 정부의 방안이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감시와 처벌이 약했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발생할까? 학생들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많은 감시와 통제를 받으며 사소한 잘못에도 처벌받고 있다. 감시와 처벌 강화는 더욱 조직적인 ‘음성 서클’을 낳을 뿐이고, 신고자에 대한 보복 위협만 커질 뿐이다.

한국의 학교는 아직도 매우 비민주적이다. 어떤 학생이 동료 학생에게 맞았다 하더라도 과거에 자신을 체벌한 교사를 찾아가 상담할 수 있을까? 인권의식이 낮은 학교 문화 속에서 학생들의 자치 수준도 낮고, 교사는 적절한 상담 대상이 되지 못한다.

따라서 학교가 민주적으로 개편돼야 한다. 교장선출보직제가 실행돼 학교의 책임자를 민주적으로 선출해야 하고 교사회, 학부모회, 학생회가 법제화돼 민주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 체벌이 없어지고 교사와 학생의 신뢰 관계가 회복돼야 한다. 

학교에서는 국어·영어·수학 등의 성적만이 유일하게 성취감을 준다. 운동을 잘하거나, 얼굴이 잘 생겼거나, 노래를 잘 하거나, 춤을 잘 추거나, 옷을 잘 입거나,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아는 것들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우며 오히려 문제 있는 것으로 취급받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일진회를 만드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다.

올해부터 초등학교에서 중간, 기말 고사가 부활하려 한다.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절대 반대해야 한다. 수많은 아이들이 국어·영어·수학 등을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실패자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실패자들의 탈출구는 어디가 되겠는가?

그런데도, 정부는 자립형 사립고 등 평준화 해체 정책과 초등학교 일제고사 부활 시도, 우열반 이동수업 확대 등 실패자를 더 많이 만드는 입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입시위주 교육이 철폐돼 교사들은 학생 상담 시간을 확보하고, 학생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성취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꿈이 있는 학생은 폭력에 의존하지 않는다.

정부는 피해 학생들의 아픔에 기대어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과감한 제도개혁과 교육 투자를 해야 한다.

김성보(전교조 동부지회 지회장)


요즘 인터넷에서 일진회에 대한 기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1천6백 명이 모여서 노예팅을 했다거나 XX머신이 있었다는 등. 매스컴에서 신나게 떠들어대서 그런지 내 주위의 어른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TV에서 나오는 일진회 이야기가 진짜냐?”, “너희 학교에도 일진회가 있느냐?”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언제나 난 씁쓸한 기분과 함께 “아니오” 라는 대답을 내뱉었다.

적어도 내 주위엔 일진회가 없고, 또 “언제 어디서 일진회들이 연합해서 모인다”는 소문은 듣도 보도 못했다. 종종 아이들간의 다툼과 싸움이 있긴 하지만, 상습적으로 폭력을 일삼거나 너무도 불량스러워서 ― 불량하다의 기준도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없다.

그런데 정말 있던 일인지 확실하지도 않은 일들이 신문에선 펑펑펑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일진회와 함께 교육이 타락했다는 소리가 나오니 어른들이 긴장했는지, 요즘엔 학교에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CCTV와 경찰을 배치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아이들에게 반성의 시간을 주고 반성을 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을 할 생각을 하기는커녕 일진회를 발톱의 때만큼도 없애지 못할 ‘수박 겉 핥기’식 방안이나 내놓고 있으니 기가 찬다.

특종에만 눈독 들여 진짜 근거도 내놓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기사를 써내려 가는 기자나, 크게 부풀어진 기사만 보고 흥분해서 “저런 놈에게 무슨 인권이 필요하냐”고 소리치는 몇몇 어른들이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당사자로선 답답하고 화날 뿐이다.

신지예(‘한국청소년모임’ 운영자) http://cafe.daum.net/heyTeenag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