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에서는 독도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일부 당내 좌파들이 당 학생위원회가 독도에서 일장기를 소각한 것을 두고 쇼비니즘적 광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3월 27일 서울시당 대의원대회에서는 한 학생 당원이 “언제부터 일장기가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이었냐”는 주장까지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장기는 그 탄생부터 일본의 군국주의와 천황제의 상징이었다.

일장기의 유래는 1185년 헤이안 시대로 거슬러 간다. 당시 천황측 사무라이들의 표식에서 일장기의 동그라미가 유래했다고 하는데, 이 동그라미가 천황의 상징이다. 1445년, 현재의 일장기 문양을 천황이 하사했다는 기록이 전해지며 그 후 일장기는 천황이 통치하는 군국주의 정치 체제의 공식 국기였다.

천황은 1890년 교육칙서 제정과 함께 학교에서 기미가요(현재 일본 국가)를 제창하게 했는데, 이 때 일장기(히노마루)도 의무적으로 게양하도록 했다. 이것이 일제 시대를 거쳐 한국 독재 정부에서 그대로 반복된 국민의례의 효시다.

이 때문에 평화헌법 제정시 일장기와 기미가요는 공식 국기, 국가로 채택하지 않았으며 약 40년 만인 1999년 우익 총리 오부치가 주도해 국기국가법을 제정해 일장기와 기미가요를 다시 국기와 국가로 채택했다. 지금도 일본 우익들은 학교에서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을 강요하고 있고 일본 교원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결론인즉, 일장기는 일본의 ‘평화애호 세력’들도 반대하는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주의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일장기 소각은 문제 삼을 일이 전혀 아니다.

물론, 일장기 소각의 정당성을 인정한다 해도 일본 우익에게 이용되거나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당연히, 일본 우익들은 이런 사태를 이용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른바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면 사태가 달라질까.

일본 우익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그 배경인 일본의 재무장화는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라는 10년에 걸친 일련의 전략적 행보 속에서 나타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한국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분명히 규탄하는 것이야말로 일본의 평화 세력과 좌파들이 반군국주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 등 주변국에서 정부든, 민간이든 반발이 없으면 일본 국내에서는 정부와 우익의 우경화 행보가 합리적이며 대세라는 인식을 줄 것이고, 당사자들도 반발하지 않는 쟁점에서 일본 좌파들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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