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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앞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의대회:
“예외 없이 정규직화 하라!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라!”

9월 5일 3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여성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가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예외 없는 정규직 전환 촉구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교 비정규직 5만 명 중 고작 1천 명만 정규직화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노동자들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분노하고 하고 있다.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회의에 맞춰 급히 조직된 데다 평일 낮이었음에도, 5백 명이 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차나 조퇴를 쓰고 참가했다. 민주노총 충남지부, 전국공공운수노조도 힘을 보태기 위해 참가했고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회원들도 집회 전부터 팻말을 들고 동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맞았다. 노동자연대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도 참가해 연대했다.

ⓒ곽세영

처음 연단에 선 교육공무직본부 안명자 본부장은 "노노 갈등이라거나 임고생들과의 갈등인 것처럼 얘기한다. 그것은 정부가 [해결]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걸 드러내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노조인지 아닌지도 문제가 아니고 조끼 색깔도 문제가 아니다. 학교 현장의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단결해 비정규직을 없애야 한다. 교육공무직본부는 총파업을 불사하고서라도 승리할 때까지 싸울 것"을 결의해 큰 환호를 받았다.

학교비정규직노조 박금자 위원장과 여성노조 나지현 위원장도 정부를 비판하며 예외 없는 정규직화를 촉구했다.

노동자들의 분노

현장 노동자들의 발언에서 정부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학비노조 세종충남지부 김대환 스포츠강사분과장은 그 동안 쌓인 울분을 토로했다.

"교육부! 당신들이 교원 수급 잘못해 놓고 왜 우리가 이기적이라고, 자격 없다고 몰아갑니까? 다 쓴 종이 구겨 버리듯이 우리 필요한 거 다 빼먹고는 해고하지 않았습니까? 10년 동안 11개월 쪼개기 계약하고 최저시급만 주면서 부려먹지 않았습니까?

"'임용시험이라는 정식 절차가 있는데 왜 역차별하느냐' 하는 분들, 제 등 뒤에서 학생들에게 정규직화 반대 서명 받던 선생님, 교총! 똑바로 이야기하고 똑바로 들으십시오! 우리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학생들에게 인간됨을 교육해야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부터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이 도리입니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교육부는 당장 무기계약 전환하라!"

학비노조 전남지부 이경희 방과후학교 기간제 교사는 기간제 교원 제도의 부조리를 폭로했다.

"10년 동안 저희가 하는 일은 방과 후에 학생들을 교육하고 돌보는 것에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데 왜 매년 이력서를 쓰고 다시 계약서를 써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교육공무원법 32조(기간제 교원 조항)는 정말로 학생들, 학부모들, 그리고 교사들을 위한 법인가? 우리는 문재인 정부에 끝까지 물을 것이다. 진정 ‘사람이 먼저’라고 할 수 있는가?"

학비노조 영어회화전문강사분과장은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실태를 생생하게 주장했다. "8년 째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데도 상시·지속적 업무가 아니라고 한다. 제대로 된 임금 인상도 없었고 성과급, 수당도 제외된다. 공교육에 이바지한 노력과 성과 등도 인정받지 못한다. 육아 휴직의 권리도 없어서 교직을 그만둬야 했던 영전강 선생님들도 있고, 본인이 해고되면 당장 온 가족이 거리에 나앉아야 하는 가장인 선생님들도 있다. 우리가 교육한 제자들마저도 비정규직으로서 고용 불안에 시달려서는 안 된다. 우리의 투쟁은 우리의 제자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문제기도 하다. 정부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노동자들의 분노는 정당하다. 한 조합원의 말처럼, 그 동안 학교에서 차별을 견디며 교육에 기여해 온 노동자들은 정규직화 요구를 성취할 자격이 있다.

역대 정부들은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들과 청년들, 학생들에게 떠넘겨 왔다.

이날 집회에서 연대 발언을 해 큰 환호를 받았던 연은정 동지(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 고려대 사범대 학생)의 주장처럼, “교원 확충이 예산 낭비라고 말하면서 청년들과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는 “정부의 책임”이 분명하다.

학교가 '비정규직 백화점'으로 유지된다면 학생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에도 방해가 될 뿐이며, 노동자들과 청년들이 겪을 설움과 고통은 커져만 갈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를 말리는 시간 끌기를 중단하고 지금 당장 예외 없이 정규직화해야 한다.

또, 정부와 보수 언론들은 비정규직 교사·강사들과 예비교사를 이간질하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도 모이고 있다. 지난 9월 1일 긴급하게 열렸던 ‘비정규직 교사·강사 정규직화 지지! 청년·학생 연대 기자회견’에 거의 하루 만에 학생 단체 39곳이 연명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요구와 투쟁은 정당하다. 지지와 연대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

ⓒ곽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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