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집배원 사망: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를 부르는 근로기준법 59조 전면 폐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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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준 한국 노동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69시간으로 OECD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집배원들은 한국 노동자 평균보다도 무려 800시간 이상 많은 2900여 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9월 5일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자살한 것은 인력 부족으로 말미암은 끔찍한 장시간·중노동에 놓여 있는 집배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시금 비극적으로 보여 줬다. 올해에만 우체국 노동자 15명이 과로사 추정 사망과 자살, 사고로 숨졌다. 그중 12명이 집배원이다
그래서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는 매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다. 우체국 노동자들은 자조하며 우정사업본부를 우정”사망”본부로 불러야 한다고도 한다.
연이은 집배원들의 사망은 역대 정부와 우정사업본부의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정책이 낳은 결과다. 우정사업본부는 적은 인력을 유지하며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떠넘겨 왔다.
최근 마산창원거제산재추방연합이 부산·경남 지역 우체국 13곳의 집배 노동자를 대상으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로도 측정에서 노동자 63퍼센트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 수면 지표
무제한 노동
집배 노동자들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가 적지 않다는 것이 오늘날 한국 노동자들의 슬픈 현실이다.
지난 5년간 매해 평균 노동자 310명이 과로사로 숨졌다. 이는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산재 인정을 받은 사망자 수치로, 뇌심혈관계질환 산재 승인율이 22퍼센트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과로사 문제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과로로 인한 자살도 추가돼야 한다.
장시간 노동은 과로사 이외에도, 근골결계질환, 사고 발생, 생식 기능 이상, 정신 건강 장애 등 노동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버스 기사들의 장시간 노동과 그로 인한 졸음 운전으로 잇달아 벌어진 사고는 노동자의 건강은 물론,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가 장시간 노동에 대해 근로감독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각종 법과 제도, 행정지침으로 장시간 노동을 유발시켜 왔다.
대표적인 것이 근로기준법 59조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특례업종’
이러한 연장 근로 특례를 적용받는 사업체 수가 전체의 60퍼센트에 이르고, 종사자 수도 43퍼센트나 된다
따라서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를 부르는 근로기준법 59조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 그런데 최근 국회에선 26개 특례업종 중 16개만을 제외하는 것으로 여야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육상과 수상, 항공 등의 운송을 비롯해 보건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은 특례업종으로 유지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일부 축소가 아니라 완전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9월 12일 민주노총 등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노동·종교 단체들이 ‘과로사 OUT 공동 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각종 악법과 제도, 지침 등의 폐기를 요구하며 이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장시간 노동을 강요해 온 노동시간 특례업종, 잘못된 행정 지침 등을 즉각 폐기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