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이주공대위가 9월 14일 수원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원출입국관리사무소(이하 수원출입국) 이주노동자 집단폭행 사건의 철저한 수사와 엄중 처벌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수원지검 앞 경기이주공대위 기자회견

지난 6월 14일 수원출입국이 수원 영통구 소재 한 건설현장을 급습해 미등록이주노동자를 단속했다. 이 과정에서 수원출입국 공무원들은 중국동포 이주노동자 유모 씨를 집단폭행했다. 이들은 삼단봉을 휘두르고, 바닥에 쓰러진 유씨를 여러 명이 주먹과 발로 한참 폭행했다.

유씨는 입에서 피가 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맞았다. 폭행 일주일 후 변호사가 채증한 사진에도 몸에 생긴 피멍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그런데도 수원출입국 공무원들은 유씨를 병원이 아니라 화성외국인 ’보호소’로 데려가 구금했다.

폭행당한 이주노동자 유모 씨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노동자가 용기를 내 법률사무소에 도움을 요청해 사건이 외부로 알려졌고 검찰조사가 시작됐다. 안타깝게도 유씨는 힘든 외국인보호소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검찰조사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중국으로 자진 출국했다.

대한변협은 2015년 발간한 보고서에서 “외국인 보호시설 내 보호외국인들의 처우는 여러 측면에서 … 수형자의 처우보다 열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곳에 심각한 폭행을 당한 사람을 계속 가둬 놓아 제대로 된 재판조차 받지 못하고 스스로 떠나도록 만든 것이다.

이에 경기이주공대위는 8월 18일부터 수원지검의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 폭행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폭행 피해자 유씨가 재판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입국과 체류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온·오프라인으로 받아왔다. 총 887명이 탄원서에 동참했고 경기이주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탄원서를 수원지검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결코 우발적인 것이 아니다. 올해 초 법무부는 전 국무총리 황교안에게 한 ‘2017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악명 높은 광역단속팀을 2개에서 4개로 늘리는 등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알려진 사례만으로도 단속 과정에서 한 해 평균 2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죽거나 다치는 이주노동자가 늘어날 것임이 불을 보듯 뻔했다.

그런데 “촛불 시민혁명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는 이런 박근혜 정권의 정책을 그대로 계승했다. 이 때문에 단속 중 중상을 입는 이주노동자들이 속출했다. 심지어 지난 7월에는 울산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최모 팀장이 단속 중 부상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에 항의하던 경주이주노동자센터 활동가를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주 운동 단체들의 강력한 항의로 현재 해당 팀장은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출입국의 이주노동자 집단폭행도 이런 맥락에서 벌어진 것이다.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단속을 정당화하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이주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내국인 노동자와 이주노동자를 이간질하려는 것이다. 진정으로 일자리를 걱정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학교 비정규직 교·강사들을 정규직 전환대상에서 제외하고 교사 선발 인원을 대폭 축소한 것부터 철회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미등록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지만 이번 집단폭행 사건이야말로 매우 무거운 범죄행위다. 정부의 정책 기조 하에 국가기구가 조직적으로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사건이 벌어진 지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책임자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정부는 단속추방을 당장 중단하고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전면 합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