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수)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출신 언론인들과 함께하는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 지지 기자회견”이 열렸다.

KBS·MBC 노동자들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하에서 벌어진 방송 통제와 노동조건 공격에 항의하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파업을 하고 있다. 특히, KBS 노동자들이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KBS 사장 고대영은 한국외대 영어과 출신이다. 지난해 한국외대 총동문회는 고대영에게 ‘자랑스러운 외대인상’을 수여한 바 있다. 한국외대 당국은 이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실은 《외대교지》를 전량 수거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한국외대 재학생들은 이런 학교 측의 조처에 항의하고 KBS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학생 20여 명과 노동자 10여 명이 참가했다. 수업 시간 중인데도 학생들 30여 명이 주위에 서서 발언에 박수를 보내며 동참했다. 제51대 서양어대 학생회, 제32대 영어대학 학생회가 주관하고 제51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학생회들, 《외대교지》, 〈외대학보〉, 전국대학노동조합 한국외국어대학교지부, 노동자연대 한국외대모임 등이 함께했다. 방송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한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

고대영 사장이 다닌 서양어대학 학생회와 영어대 학생회는 공동 성명서를 작성했고, 영어대 학생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낭독됐다. 이들은 고대영 사장이 “부끄러운 동문”이라며 “외대 후배로서 고 사장이 즉각 퇴진할 것을 주장"했다. 또, "고 사장은 정치권력에 빌붙어 모교 명예에 먹칠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학내 언론사인 〈외대학보〉와 학교 당국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외대교지》 편집장들도 언론사 선배들의 파업을 지지하며 고대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필자도 고대영 체제 하에서의 언론 통제와 성과급제 도입 등 노동조건 공격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바로 이런 일들을 앞장 서서 지휘한 고대영이 외대 선배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고대영 사장이 염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노동자들의 발언은 큰 박수를 받았다. 영어과 99학번 강윤기 언론노조 KBS본부 정책실장은 “고대영 사장이 사장으로 지내는 동안 KBS는 부당인사, 편파·왜곡보도 논란에 휩싸였다. (고대영 사장은) 국정농단 보도참사에 대해 일말의 책임도 못 느낀다. ‘내가 파업에 무슨 책임이 있냐’고 하고 있다. 후배들이 ‘부끄러운 외대인’이라고 칭하고 있다. 당장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리플릿을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함께 반포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흔쾌히 리플릿을 받아 갔고, 외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조합원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진정 ‘자랑스러운’ 것은 바로 모진 탄압 속에서도 방송의 독립성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에 나선 언론 노동자 선배들이다. 언론 노동자들의 파업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