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옵서예’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제주에서도 10월 28일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옵서예'는 '오세요'를 뜻하는 말이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나는, 부산에 이어 제주에서도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제주의 좁고 답답한 공동체 사회 속에서 성소수자들이 혐오와 차별에 맞서 용기를 냈다는 것에 고무됐다.

그런데 제주시청의 갑작스러운 장소 사용 협조 결정 취소로 제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행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제주퀴어문화축제는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함덕리 마을회의 반대로 장소 섭외에 난항을 겪다가 지난 9월 29일, 조직위는 제주시청 공원녹지과로부터 신산공원 장소 사용 협조 결정을 받았다. 이후 조직위는 로고를 만들고 모금을 받고 참가 부스를 모집하는 등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10월 12일 제주시청이 조직위에 전화를 걸어와 축제를 반대하는 민원이 많으니 민원조정위원회를 열어야겠다고 통보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축제를 반대한다는 민원인 수는 고작 30명 정도였다!) 조직위는 이 민원조정위원회에서 노출 여부, 성인용품 전시 여부 등 축제의 전체적인 기조나 흐름과는 전혀 상관없는 모멸적인 질문을 들어야 했다. 이후에는 어이없게도 ‘도민 사회가 성숙하지 않았다’, ‘음란, 노출, 상업 행위를 규제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사용 협조 취소 결정이 났다.

축제가 열릴 예정이었던 신산공원은 계절마다 각종 축제가 열리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이다. 이제까지의 여러 축제들 중에 조정위원회를 열어 재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것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다.

동시에 제주지역 보수 종교계와 일부 시민단체들은 제주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제주퀴어문화축제 당일에는 맞불 집회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제주퀴어문화축제는 비록 시청의 장소 사용 협조를 얻진 못했지만 축제를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금요일(20일) 11시 제주시청의 결정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기자회견문에 연명할 서명도 받고 있다(http://jejuqcf.org/17). 제주퀴어문화축제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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