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인 1917년 러시아 혁명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사회를 낳았다. 특히 1917년 11월 7~8일(구력 10월 25~26일)에는 20세기 유일하게 노동자 국가를 수립한 10월 혁명이 벌어졌다. 본지는 러시아 혁명을 주제로 한 기사를 연말까지 번역 연재하려고 한다.


1917년 혁명 후 10년도 되지 않아 러시아에서는 혁명으로 쟁취했던 모든 것을 후퇴시킨 정권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억압과 착취에 기반한 이오시프 스탈린의 독재 정권은 오로지 사회주의란 용어만 이어받은 체제였다.

어떤 사람들은 스탈린 정권의 등장을 들어 러시아 혁명의 전 과정을 폄하하거나 모든 혁명은 그렇다는 식으로 깎아내리려 든다. 스탈린의 반혁명 이후 벌어진 일들을 보면, ‘독재자를 몰아낸 사람 그 자신이 또 다른 독재자가 되는 게 인간 본성’이라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의 패배는 필연적이지 않았다. 러시아 혁명의 패배는 혁명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돼야 했던 현실적 문제들 때문이었지, 인간 본성 때문이 아니었다.

1918년 러시아를 침공한 제국주의 군대가 블라디보스토크를 행진하고 있다

1917년 10월, 소비에트 정권은 붕괴한 경제를 넘겨받았다.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이 공장을 운영하게 놔두느니 공장 문을 닫아 버렸다. 외국 강대국들은 전면적 경제봉쇄를 가했다. 

혁명으로 제1차세계대전이 끝났지만 전쟁은 이미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그런 상황에서 구 체제의 잔당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잔혹한 내전에 나섰다.

침략

서구 열강이 이들에게 돈을 대고 무기를 지원했다. 영국을 비롯해서 몇몇 국가는 심지어 직접 쳐들어왔다.

소비에트 정권은 노동자와 농민의 막대한 희생과 지지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승리에도 불구하고 내전은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내전으로 노동계급은 1917년 당시와 비교가 안 되게 취약해졌다. 

산업이 붕괴하면서 노동자들이 뿔뿔이 흩어졌다. 공장 기계는 분해돼 전쟁 물자로 쓰이거나 심지어는 농민에게 식량을 얻으려고 맞바꾸는 데 쓰였다.

[내전 후] 재건 과정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주로 이전까지 농민이었다가 새롭게 노동자가 된 사람들이었다.

혁명에 앞장섰던 경험 많은 노동자 활동가들은 다수가 내전 과정에서 사망했다.   

혁명으로 땅을 얻은 농민들은 이제 땅을 경작해 돈을 벌기를 원했다. 또 농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렸다. 볼셰비키는 농민이 굶주림을 피할 수단을 강구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요소를 부활할 수 밖에 없었다.   

소비에트 권력의 바탕이 되었던 세력은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새로운 사회를 유지할 필요성 때문에 생겨났던 관료층이 점차 커지면서, 노동자 통제를 대체하고 국가를 틀어쥐기 시작했다. 

스탈린은 그 관료층을 대변했다. 레온 트로츠키와 그를 지지한 일부 혁명가들은 스탈린이 당을 끌고 가는 방향에 반대하며, 볼셰비키 내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스탈린은 자신의 편으로 포섭되지 않는 이들은 모조리 없애버렸다. “고참 볼셰비키들”이 투옥되고 유배됐으며 학살당했다. 트로츠키는 볼셰비즘과 스탈린주의 사이에는 “거대한 피의 강물”이 흐른다고 썼는데 이는 완전히 옳은 말이다. 

사회주의

상당 부분 저발전된 나라였던 러시아에서 노동계급은 아주 작은 소수였다. 볼셰비키는 러시아 혼자 힘으로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세계 체제이며, 세계적 차원의 위기와 전쟁을 겪는다.

1917년에 반란은 유럽 전역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대규모 노동계급이 존재한 선진 국가들로 혁명이 확산됐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  

레닌은 이것을 이해했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독일에서 혁명이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절대적 진리이다.”

레닌이 바란 일은 실제로 거의 일어날 뻔했다.

1918년에 독일에서 반란이 일어나 제1차세계대전을 종식시켰다.

[독일] 바이에른과 헝가리에서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비에트 권력이 세워졌다. 이탈리아는 공장 점거라는 쓰나미가 일었다.

반란은 서유럽을 흔들어 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 것도 노동자 권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볼셰비키와 같은 혁명적 당이 없었기 때문에 개혁주의 지도자들이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러시아는 세계 자본주의 체제에서 고립됐으며 1928년이 되면 다른 형태의 자본주의(국가자본주의)로 변질돼 있었다.

오늘날 노동계급은 단지 가장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들뿐 아니라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다수를 차지한다.

위기와 반란은 1917년 당시보다 훨씬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2010~2011년] 튀니지 혁명이 얼마나 급속히 중동 전역에서 저항을 촉발했는지 떠올려 보라. 이어진 이집트의 타흐리르 광장 점거는 미국과 스페인, 그리스에서 비슷한 점거 운동을 탄생시켰다.

러시아 혁명은 결국 실패했지만, 이것이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오히려 혁명이 초기에 거둔 성공은 우리가 그 이상 전진할 수 있는 길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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