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상징한 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약속은 사실상 “사기”에 불과했다.

‘연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던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항공등화시설, 전력시설 등 운항·항행 관련 노동자들만 직접고용 하겠다고 밝혔다. 그 수는 고작 500~800명에 불과하다. 그조차도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 형평성”을 말하며 공개 경쟁 채용 방식을 택하겠다고 한다. 십수 년을 일한 베테랑 노동자 중 일부가 경쟁 채용 과정에서 탈락해 해고될 수 있음을 뜻한다.

‘연내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은 "대국민 사기극"이었다 ⓒ출처 청와대

나머지 9000여 명은 자회사 소속으로 전환하고, 처우 개선도 최소화하려 한다. 또한, 노동자들을 줄 세우는 데 이용해 온 ‘성과공유금’(명절 때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해 온 성과급)도 유지하겠다고 한다. 아예 자회사 전환조차 제외된 노동자들도 있다.(공항터미널 카트, 주차대행, 수하물 보안검색장비 유지보수 등)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원이 될 거라 기대했던 노동자들은 정부와 사측이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결국 용역업체에서 자회사 소속으로 무늬만 바꾼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7월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자회사 방안을 제시하며 예견된 일이었다. 정규직 채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자회사 방식을 활용해 온 공공기관에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피해가도록 날개를 달아 줬기 때문이다.

자회사는 원청이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대부분 결정하면서도 사용자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간접고용에 불과하다. 또, 자회사는 경영 여건에 따라 구조조정 등이 용이하고,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하기도 수월하다. 공공기관장들 사이에서 ‘자회사 방식이 상황 대처에 용이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공항공사가 설립한 자회사 인천공항운영관리㈜ 초대 사장에 노조 파괴 혐의를 받는 한국GM 전 부사장 장동우를 선임한 것도 큰 불만 사항이다. 이 자는 2001년 대우차 정리해고 당시 노무 담당 총괄 임원이었고, 2007년에는 노조 파괴 전문업체인 창조컨설팅과 계약해 노동자를 공격한 바 있다.

사측의 이런 행태에 노동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 최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노·사·전문가협의회’ 불참을 선언했으나, 사측이 재논의를 하겠다고 한 발 물러서 교섭이 재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사측이 입장을 철회한 것은 아니므로 앞으로의 교섭도 불안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뒷받침돼야만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강제할 수 있을 것이다. 8년 전 800여 명으로 시작한 노동조합이 어느새 3500여 명으로 늘어 노동자들의 힘도 더 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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