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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범국민대회:
겨울 한파 속에서도 적폐 청산 요구를 외치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반전평화 실현! 촛불헌법 쟁취! 11·18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반전평화실현, 촛불헌법 쟁취를 위한 범국민대회’가 11월 18일 오후 5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작됐다.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1만 2000명(주최측 추산)이 참가했다. 이날 대회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416연대, FTA대응대책위, 빈민·장애인대회준비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공동 주최했다. 민주노총, 전농, 민중당과 노동당, 노동자연대, 한국진보연대, 416가족협의회, 사드반대성주대책위 등이 참가했다. 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출마한 세 선본도 지지를 보내며 참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반년이 지나고 있다. 그런데 박근혜 퇴진 촛불이 요구한 주요 과제들 중 단 2퍼센트만이 실현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이 우파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 오늘 대회는 이런 상황에 대한 성토이자 문재인 정부와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자유한국당은] 촛불 항쟁 이전의 국회 의석을 방패 삼아, 부끄러움을 모른 채 고개를 쳐들며 촛불 민의의 관철을 가로막고 있다.

“스스로 촛불의 힘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새 정부 역시 큰 실망을 주고 있다.”(대회사 중)

주최 측이 지적한 대로 여전히 요원한 노조할 권리와 비정규직 철폐, 집회에 대한 억압적 조처 등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을 키우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대표 적폐 세월호 참사의 해결은 아직도 난관에 부딪혀 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2학년 3반 ‘예은 아빠’)이 연단에 올랐다. 이 날 유가족들은 광화문에서부터 여의도까지 행진해 왔다.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반전평화 실현! 촛불헌법 쟁취! 11.18 범국민대회’에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지난해 12월에 지정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곧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할 것이다. … 그런데 이 법안이 그대로 통과되면 오히려 세월호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 악법이 된다. 1년 전 당시 법안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정권과 여야가 바뀐 지금 상황에서는 그 반대 효과가 날 수 있다. 그 취지에 맞게 위원 구성을 바꾸고 조사·수사 권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 … 그런데 [국민의당과] 얘기 잘 되나 싶더니만 조사 기간을 법 보장 3년에서 2년으로 줄이자고 한다. … 2년만 하자는 것은 박근혜가 1기 [특조위 활동 기간의] 8개월[을] 도둑질했듯이 2기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도둑질하는 것 아닌가? 위원 구성 바꾸고, 특조위 활동 기간 3년을 보장해야 한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참사 공범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완전히 빠져야 한다고도 소리 높였다. “국회에서 협상 테이블에 자유당을 끼워 넣으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 못 한다. 자유당은 자격이 없다!” 대열 곳곳에서 “옳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이어 또 하나의 세월호 참사인 스텔라데이지호 진상 규명 요구가 영상으로 소개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는 처음에는 해결하겠다고 요란하게 약속한 것과는 달리 가족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반전평화 실현! 촛불헌법 쟁취! 11·18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문재인 정부의 친제국주의 정책은 이 정부에 대한 불만을 높이는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전국여성연대 최진미 대표는 지난주 여의도에서 트럼프 방한 반대 시위를 열었던 것을 상기시켰다. 호전적 막말을 쏟아내는 트럼프가 “우리 정부의 환대 속에서 일정을 다 마치고 돌아갔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지금은 대화 아닌 제재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하는 것이 박근혜 적폐 계승하는 것이고 한미협상 발표문만 보면 정권이 바뀌었다고 전혀 느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덕기 김천시민대책위 자문위원은 박근혜가 ‘알박기’한 사드 배치를 문재인 정부가 ‘못 박기’ 했다고 꼬집었다. 경찰 병력을 투입해 사드를 반입시킨 것에 울분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런 면에서, 이 날 대회의 핵심 구호로 “자유한국당 해체”만 강조된 것은 다소 아쉬웠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적폐청산! 사회대개혁! 반전평화 실현! 촛불헌법 쟁취! 11·18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세월호 유가족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11월 18일 오후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여의도 국회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사전 행진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 촉구 행진 선포대회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다

김지윤·김승주

세월호 유가족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광화문에서 여의도까지 행진했다. 매서운 한파가 옷깃을 파고 드는 날씨였지만 참가자들은 팻말을 들고 옷과 가방에 몸자보를 부착하고서 행진에 나섰다. 유가족들과 민주노총, 전교조, 공무원노조, 대학 세월호 모임, 지역 세월호 모임, 노동자연대,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이 행진에 참가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도 함께 행진했다.

수백 명 규모로 시작한 행진 대열은 공덕역과 마포대교를 건너면서 불어나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는 1000명 규모로 늘어났다.

오늘 행진에서는 11월 24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이 누더기가 되지 않고 제대로 입법 통과되길 바라는 요구가 가장 컸다. 이 법안이 처음 상정된 뒤 조기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적폐 세력 자유당이 야당이 된 상황을 고려해 유가족들은 위원회 구성 관련 조항을 개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4년처럼 야합으로 누더기 법안이 통과될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제기되고 있다.

오늘 행진은 세월호 참사 해결을 위한 과제를 확인하고 투쟁을 위한 의지를 모으는 자리였다.

세월호 가족협의회 임경빈 학생의 어머니 전인숙 씨는 오늘 행진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렇게 호소했다. “수없이 걷고 걸으며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고 울부짖었지만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박근혜와 하수인 자유한국당은 1명도 안 구했다.

“지난해 없애 버린 특조위를 재건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려는 걸음이다. 가족들이 요구한 법안에는 수사권과 특검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돼야 그나마 진상규명이 시작될 수 있다. 이번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안방의 세월호 참사’라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강찬호 씨가 이어서 연설했다. “현재 전국에서 접수된 피해자가 5800명이 넘고 사망자가 1200명이 넘는다. [이조차] 빙산의 일각이다. 세월호 진상과 함께 가습기 살균제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 더 큰 재앙이 닥칠 것임은 자명하다. 진상이 규명돼야 책임자 처벌하고 더 많은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진심 어린 연대의 박수와 함성으로 답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제대로 된 특별법을 입법하라”, “정부가 나서라”,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국정원도 조사하라” 등을 힘차게 외쳤다. 416연대 최영준 상임운영위원이 방송차에 올라 말했다. “정권이 바뀌어서 진상이 규명되리라 기대가 있었지만 반 년이 지나도록 진척이 없다. 국회에 공을 넘겨놓고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우리는 제대로 된 특별법을 원한다. 여기서 후퇴하면 유가족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이 법안은 진상규명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다”

한편, 어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은 유해를 찾지 못했지만 장례를 치르겠다고 발표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제 목포에서 올라와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참가자들이 외친 대로 “마지막 한 명까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미수습자들의 유해를 찾을 때까지 수색을 멈춰선 안 된다.

참가자들은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진상 규명을 끈질기게 방해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손팻말을 당사로 던지며 항의했다. 적폐 세력 자유한국당이 진상 조사에서 완전히 빠지라는 유가족들의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또한 유가족의 바람대로 특조위가 구성돼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하고 특조위 활동을 보장해야 한다. 이미 수사 방해 증거들이 나온 만큼 문재인 정부가 더는 뒷짐 지지 말고 책임자 처벌에 나서야 한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11월 18일 오후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여의도 국회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세월호 유가족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11월 18일 오후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여의도 국회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세월호 유가족들이 공덕역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조승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단원고 희생 학생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씨가 눈물을 흘리며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세월호 유가족들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11월 18일 오후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입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여의도 국회 앞까지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행진 참가자들이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앞에서 자유한국당 해체를 촉구하며 쓰레기 던지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