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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쟁저지연합 린지 저먼이 이라크 상황을 말한다

여전히 미국이 이라크의 지배자이다

[편집자 주] 이 글은 지난 4월 6일 잘랄 탈라바니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직전에 씌어졌다.

지난 1월에 실시된 이라크 총선은 새로운 민주적 과정의 등장이라고 환영받았다.

영국인 대부분은 이것을 믿지 않는다. 전쟁과 점령에 대한 반대가 성장하고 있다. 지난 주 〈데일리 미러〉에 실린 ICM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무려 72퍼센트의 사람들이 이라크 전쟁이 블레어 정부의 실책이었다고 답했다.

단지 22퍼센트만이 성공했다고 답했다. “사담 후세인이 제거된 후 (이라크 상황이) 더 나아졌느냐”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47퍼센트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라크 총선 후 두 달이 넘도록 들리는 것이라고는 새 정부 구성을 둘러싼 말다툼뿐이다.

여기에 대해 영국 언론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언론들은 늘 이 문제를 쉬쉬해 왔다. 그러나 미국과 그 동맹자들은 자신의 희망과 어긋나는 어떠한 결과도 차단하기 위해 여전히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제헌] 의회 대변인에 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이번 주 초까지 총리나 대통령 가운데 어느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따라서 만일 여러분이 이라크인들이 자신의 나라를 통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선거에서 가장 낮은 지지를 얻은 자들 가운데 한 명인 이야드 알라위 정부가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다.

이라크인들의 압도 다수는, 다른 친(親)점령 정당들과 마찬가지로, 알라위가 이끄는 선거 연합을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과 그 동맹 세력, 특히 쿠르드 정당들은 알라위가 정부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새 이라크 정부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것은 여전히 이라크를 통제하고 있는 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보여 준다. 미국이 바로 그 세력이다. 미국과 선거에서 패배한 자들은 다수를 조롱하고 있다. 패배자들이 여전히 이라크에서 승자 행세를 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이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진실은 이라크의 수니파가 점령군 철수를 위해 선거에 대거 불참했다는 것이다. 시아파는 대부분 선거에 참가했지만, 그들 역시 점령군의 철수를 원해서 그랬던 것이다. 이라크인의 다수가 군대가 철수하고 그들의 조국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나 거듭 말하지만, 서방 강대국들은 이라크인 다수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는 인사들을 남겨두고 싶어한다. 또, 그들은 자신들의 불법적인 점령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족간·종파간 분열을 조장하는 것에서 큰 득을 보려 한다.

그러는 사이에 평범한 이라크인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주 발표된 통계를 보면 영양실조에 걸린 이라크 어린이들의 수가 점령 뒤 두 배로 늘었다.

이라크 바디 카운트의 발표를 보면, 민간인 사망자 수는 매월 평균 수백 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바로 지난 주말에 저항세력은 점령 당국이 이라크 수감자를 대상으로 저지르는 고문과 학대의 상징인 아부 그라이브 교도소를 공격했다.

이것은 저항이 건재하며 여전히 점령에 맞서 싸우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군대가 철수할 때까지 이라크에서는 지옥이 계속될 것이다.

반전 운동이 예측했듯이 이라크 총선 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이라크인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대변하고, 제국주의적 개입에서 자유로운 정부를 선출할 수 있을 때까지 그럴 것이다.

점령군은 그러한 과정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로막기 위해서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김용민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