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7일 열린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 은폐 해수부 규탄 청년∙학생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1월 27일 월요일 오전 10시,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 발견 은폐 관련자 엄중 처벌 촉구 청년·학생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흘 만에 급하게 조직됐음에도 청년·학생 단체들 12곳(416대학생연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대학생겨레하나,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국대 학생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고대인 모임,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립대인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연세인의 모임:: 매듭,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 전국학생행진, 진보대학생넷, 청년민중당)이 공동주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른 아침인데도 총 17명이 기자회견에 참가해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수부가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장례식 직전인 17일에 유골을 발견하고도 며칠 동안이나 은폐한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더구나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은폐 사실을 알고도 이틀 동안 아무 조처도 취하지 않아 사람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가증스럽게도, 세월호 참사의 주범이자 조사 방해, 진실 은폐에 앞장섰던 자유한국당 등 "적폐 세력"들은 "유가족 모욕" 운운하며 유골 은폐를 비난하고 나섰다. 유가족들이 요구하던 사회적 참사 특별법을 후퇴시키는 데 일조한 국민의당이 이에 숟가락을 얹은 것도 분노스럽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김승주 회원이 밝혔듯, "이런 자들이 해수부의 은폐 사건을 더는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정부에 하루빨리 명명백백히 책임자들을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시급히 항의를 조직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었다.

첫 발언에 나선 416대학생연대 장은하 대표는 "5명의 미수습자 가족들이 지난 18일 합동 추모식을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수부가 고의적·조직적으로 유골 발견 사실을 은폐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철저한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은폐의 직접적 책임자들인 수습본부 본부장 이철조와 부본부장 김현태가 "박근혜 정권 때부터 인양 지연, 선체 훼손 등에 앞장섰던 적폐 세력"임을 폭로하며 정부 내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을 모조리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보대학생넷 박종진 활동가는 우파들의 위선을 비난했다. "적폐의 온상인 자유한국당과 부역자들은 불과 몇 개월 전까지의 본인들의 만행은 없는 일인 듯 또다시 더러운 입을 놀리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한계도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의 노력이 정권을 끌어내린 큰 동력이었음에도, 여전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야 하는 현실을 우리는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는 유가족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잠을 청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립대인들' 신정 씨는 촛불 운동의 수혜를 입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 정부"를 자칭하면서, 이번 유골 은폐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세월호 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했던 당선 직후의 약속이 민망할 정도다. … 문재인 정부가 정말 '세월호 적폐'를 청산 대상 1호로 삼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또한, 신정 씨는 "김영춘 해수부 장관도 은폐 행위의 한 고리임이 명백하기에 김영춘 장관 해임 요구는 너무나 정당"하다며 김영춘 해수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더 나아가, "정부 고위직으로 떵떵거리며 살고 있는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을 솎아내 처벌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세월호 운동이 우파들의 공격과 위선에 단호히 맞서면서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정당한 비판을 숨기지 않으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자회견 주최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일부 세월호 모임들에서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 사퇴 요구는 너무 과하다', '우파들의 비난과 발목 잡기에 맞서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주장들이 제기됐다. 이러한 논쟁은 단지 이번 은폐 사태뿐만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입장과 태도, 세월호 운동의 방향성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다.

하지만 우파들의 방해는 문재인 정부 내내 존재할 것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지금까지 그래 왔듯 후퇴하는 등 한계를 보일 것이다. 우파들에게 정치적 기회를 허용하지 않고 단호히 맞서기 위해서라도 왼쪽에서 압력을 형성하며 비판을 아끼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관련 기사 : 해수부 장관,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 발견 은폐 알고 있었다: 문재인 정부는 김영춘 해수부 장관을 해임하고 은폐 관련자들 처벌하라).

문재인 정부는 김영춘 해수부 장관을 해임하고 은폐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하라. 또 이들뿐 아니라 정부 내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도 모조리 처벌하라.

[기자회견문]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 발견 은폐한 해수부-

진상 제대로 밝혀서 은폐 관련자들 엄중 처벌하라

해수부가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로 추청되는 뼈를 발견하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뼈가 추가로 발견된 것도 모르고 찾지 못한 자식을 가슴에 묻으며 고통스러운 장례식을 치러야 했던 미수습자 가족들의 심정은 감히 상상하기도 힘들 것이다.

해수부가 이런 짓을 저지른 데에는 장례식을 끝으로 목포에서의 수습 및 수색 작업을 하루 빨리 정리하려던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박근혜 퇴진을 낳은 중대한 사안 중 하나임에도 해수부 관료들은 여전히 사태 은폐, 축소에 급급한 것이다.

해양수산부 감사관실이 해당 사건을 1차 조사한 결과, 해수부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 김현태가 지난 17일 유해를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습본부 본부장 이철조와 사전 협의해 담당 공무원에게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세월호 선체조사위 조사관에게 알리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 밝혀졌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이 사실을 안 뒤 즉각 징계와 공개 사과에 나서지 않은 점도 유감스럽다.

정부는 이 사건의 전말을 철저히 규명하고, 이철조 선체수습본부장, 김현태 부본부장, 김철홍 수습과장 등 이미 드러난 이들을 포함하여 이 은폐 사태에 연관된 모든 관련자들을 조사하여 처벌해야 할 것이며 다시는 세월호와 관련된 어떠한 사실도 은폐될 수 없게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임기 동안 보여 준 모습은 제1의 청산 대상이라고 말해 온 ‘세월호 적폐’ 해결에 과연 얼마나 진정성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부활한 해경의 고위직에 고명석, 여인태 등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을 앉히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사건을 하급 공무원들의 안이한 행정 정도로 취급해선 안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에 가담한 관련자들뿐만 아니라 해수부와 해경 내에 남아 있는 세월호 책임자들을 이 김에 모두 조사해 처벌하는 일에 착수해야 한다.

최근 홍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과 같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은폐 왜곡한 책임자이자 적폐 세력들이 세월호 유골 은폐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이 왈가왈부할 자격이 있는지, 너무나 역겹기 그지없다. 박근혜 퇴진 촛불 운동의 일부였던 우리 청년 학생들은 이런 자들의 역겨운 위선에 속지 않는다.

그러나 ‘촛불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에서 미수습자 유해 발견 은폐와 같은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것 또한 우리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

세월호 세대라 불릴 정도로 세월호 참사에 아파해 왔던 우리 청년 학생들은 이번 일처럼 세월호 문제를 단지 골칫거리로 여기는 모든 자들과 아직도 정부나 국가 기관 내에 남아 있는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들이 모두 처벌되는 그날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17년 11월 27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416대학생연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대학생겨레하나,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세월호를 기억하는 건국대 학생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고대인 모임,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립대인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연세인의 모임:: 매듭, 세월호를 기억하는 인하인 모임, 전국학생행진, 진보대학생넷, 청년민중당(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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