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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리아 ㆍ 이란 확전 기도

부시는 확전을 기도할 것인가?

최근 부시와 라이스가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유럽 3국(프랑스, 독일, 영국)의 협상 시도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일 것이다.

애당초 미국은 외교적 접근을 반기지 않았다.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한 관리는 세이무어 허쉬에게 “네오콘들은 협상이 안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쉬는 미군 특수부대가 이미 작년부터 이란에 침투해 공격 대상 확인을 위한 비밀 작전을 벌이고 있음을 폭로한 기자다.

“이란인들에게 통하는 건 압력뿐이고, 따끔하게 손을 봐 줘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지금 부시 일파가 외교적 해결책을 지지하는 것은 단지 그들이 바라는 일을 벌이기에는 아직 충분한 정치적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라이스는 “협상이 실패했을 때, 이란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다는 데 유럽연합 국가들이 동의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핵 개발 포기의 대가로 이란의 WTO 가입을 허용하고 구형 비행기 부품을 제공하겠다는 라이스의 보잘 것 없는 제안 역시 이들이 협상에 전혀 진지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라피크 하리리 총리 암살을 계기로 촉발된 레바논 사태는 미국의 중동 패권 확립 시도에 훨씬 더 수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은 이 기회를 이용해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영향력을 비난하고, 군대를 철수하라고 요구해 왔다.

클린턴 정부에서 중동 담당 관리를 지냈던 마틴 아인디크는 최근에 이렇게 말했다. “이란과 비교할 때, 시리아는 좀더 낮은 가지에 매달려 있는 과일이다.”

미국은 레바논 총선 전에 군대를 완전히 철수시키겠다는 아사드 대통령의 발표에 만족하지 않고, 레바논의 시아파 무슬림 정당인 헤즈볼라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점령군에 맞서 싸워 온 저항 세력으로, 이란과 시리아의 지원을 받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 개발을 둘러싸고 이란을 압박하는 동안, 레바논 사태를 이용해 시리아를 굴복시키고, 헤즈볼라를 무장 해제시키길 원한다. 미국이 시리아와 헤즈볼라를 위협하는 것은 이란을 고립시킨다는 더 커다란 전략의 일부이기도 하다.

미국은 유럽 3국이 이란과 협상을 시도하는 한편, 군사 공격을 위한 시간과 명분을 벌 수 있길 바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 과정조차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

이들은 2005년 6월이 이란 핵무기 개발의 ‘돌이킬 수 없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이미 미국의 승인 하에 이란 공습 계획을 수립하고 모의 폭격 훈련까지 실시해 왔다.


9년 전에 수립된 계획

1996년 미국의 ‘2000년 이스라엘의 새로운 전략 그룹’은 ‘깨끗한 단절: 영토 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맺은 1993년 오슬로 협정과 “깨끗이 단절”하고, 이라크를 제1공격 목표로, 다음은 시리아·레바논·헤즈볼라·이란 순으로 군사작전과 정치 불안을 조성하는 공작을 전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리고 레바논의 야당 세력을 활용해 레바논에 대한 시리아의 통제력을 약화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보고서는 딕 체니의 지휘 아래 리처드 펄이 연구팀장으로, 더글라스 파이스와 데이비드 웜저가 연구원으로 참여해 작성됐다.

9년이 지난 지금 딕 체니는 부통령, 펄은 네오콘의 정신적 지도자, 파이스는 국방차관, 웜저는 부통령 중동 문제 보좌관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