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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불씨에 부채질하는 미국의 호전적 무력시위

12월 4일 최대 규모 한·미 연합항공훈련 ‘비질런트 에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 항공기 230대가 참가하는 등 매우 큰 규모다. 특히 미국의 ‘전략 무기’ 스텔스 전투기 F-22 6대와 F-35A 중대 등이 훈련에 참가해 북한을 가상으로 침투·폭격하는 훈련을 벌인다.

이번 훈련은 미국 항공모함 3척을 동시에 동해상에 파견해 무력시위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벌어지는 것이다. 트럼프의 동아시아 순방과 때를 맞춰 시행된 11월 중순 한미해상훈련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 최초로 3척의 항공모함이 동시에 참가한 훈련이었다. 미국 항공모함 여러 척이 합동 훈련을 벌인 것은 2007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불장난을 하다 보면 불이 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12월 4일부터 최대 규모 한·미 연합공군훈련 ‘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해 북한 침투·폭격 훈련에 참가할 ‘전략 무기’ F-22 ⓒ출처 미 공군

이뿐 아니라 11월 22일 미국 핵잠수함 미시시피함이 제주 해군기지에 입항했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참가를 전후해 약 6개월간 일본에 주둔할 F-35A 중대와 함께 중요한 전략 무기를 동아시아 지역에 배치한 것이다. 앞서 9월 말에 미군은 태평양 지역 ‘무기고’ 괌 기지의 탄약 비축량을 10퍼센트 늘렸다고 발표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면 괌은 미군의 병참 기지가 될 것이다.

무기·탄약에 이어 재정적 변화도 있었다. 11월 8일 미국 상·하원협의회는 국방수권법에 합의했는데, 그 주요 내용은 2018년 국방예산을 7000억 달러 규모로 집행한다는 것이었다. 아시아 순방 중이던 트럼프가 의회에 요청한 것보다 더 증액됐다. 상·하원 군사위원회 의장단은 “북한 위협에 대응해 미사일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긴급한 필요”를 이유로 입을 모아 증액을 지지했다.

이들은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를 검토하기까지 했다. 11월 6일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대북 군사옵션을 검토한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국경 지대에만 2500만여 명이 거주하는 한반도에서 충돌이 발발하면 … 중국의 개입이 없는 상황이라도 … 첫날에만 최대 30만 명이 사망할 것이며 …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향후 10년간 남한 국내총생산(GDP)이 10퍼센트 이상 하락할 것이다.”

이런 행보는 한반도 주변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미국의 보수적 전략·정보 웹사이트 〈스트랫포〉도 이렇게 지적했다.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 전쟁을 피하려고 할 테지만 지금의 군사력 증강과 훈련은 새로운 정상 상태가 될 것이다.” 문제는 화약고 안팎에서 불장난을 하다 보면 불이 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읽은 후에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는 미국 정치권 일각의 기류”를 읽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