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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화 중단하라

노동부장관 김대환은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일시적 업무 등 합리적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기간제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기간제 고용의 불가피한 사유 명문화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사업주가 3년 이내에서 자유롭게 기간을 잡아 기간제를 고용하되 3년을 넘기면 해고를 제한하겠다지만, 폭넓은 예외를 적용했다. 게다가 처벌 규정조차 없다.

결국 기업주들에게는 최장 3년짜리 수습사원을 뽑는 효과를, 노동자들에게는 고용 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정부는 파견 대상 업무를 확대하고 파견 기간도 현행 최장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할 방침이다. 3년간 파견 노동자 사용 후에는 3개월간 휴지기를 둔다고는 한다. 그러나 3개월은 너무 짧을 뿐 아니라 그 자리에 임시직을 고용해도 된다. 이대로라면 파견 노동자 확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안은 불법 파견으로 드러날 경우에는 직접고용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이것은 정규직 전환을 뜻하는 게 아니다. 기간제로 고용해도 되고 과태료 몇 푼으로 때워도 된다.

일본은 파견제 확대 조치로 파견 노동자가 1992년 47만 명에서 2002년에는 2백13만 명으로 다섯 배 가까이 급증했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는 개정안에 이 규정을 넣는 것에 한사코 반대한다.

정부는 “불합리한” 차별은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엇이 ‘합리적’이고 무엇이 ‘불합리한’ 차별인지 모호하다. 근본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할이야말로 불합리한 차별이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동위원회에 차별 시정 신청 절차를 밟는 것도 산 넘어 산이다.

고용 불안 상태에 있는 비정규직이 스스로 차별 시정을 신청할 엄두를 내기는 어렵다. 그 과정도 매우 복잡하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 비용도 만만치가 않다.

행여 법원이 사업주에게 차별 시정 명령을 내린다 해도 간단히 무시해버리면 그만이다. 물론 명령 불이행으로 과태료를 물어야 하지만 사업주가 이조차 안 내고 버티면 비정규직 노동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포기하든가 아니면 민사소송을 제기하든가. 민사소송까지 거치면 최종 결론이 나는 데에 2년 이상이 걸린다.

정부 개정안에는 학습지 교사와 레미콘 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차액분에 대한 보전도 부정하고 있고, 최저임금 수준도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 떠넘기고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개악안은 중단돼야 마땅하다. 우리는 단병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비정규직 권리 보장 입법안’을 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