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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 노동자들의 파업과 연대 활동 소식:
“9호선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12월 4일 저녁 청계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지하철 9호선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연대 집회가 열렸다. 칼바람 속에서도 400여 명이 모였다.

파업 조합원들이 300여 명 넘게 참가했고, 공공운수노조, 서울지하철노조, 도시철도노조 등 노동조합과 노동당, 노동자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도 함께했다.

파업 5일차인 노동자들의 사기는 높았다. 노동자들은 시민들에게 파업을 알리는 리플릿을 나눠 주며 지지를 호소했다. 노동자들의 표정에서 “9년 동안 참아 온 현실”을 바꾸고자 첫 파업에 나선 자부심이 역력히 느껴졌다.

무엇보다 지하철 9호선 파업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높은 것이 파업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북돋았다. 프랑스와 뉴질랜드 노동자들(9호선 운영사의 대주주인 파리교통공사와 베올리아의 자회사에 고용된)이 연대 메시지를 보낸 것도 노동자들을 고무했다.

홍보전

12월 2일에는 지하철 9호선 여러 역사에서 파업 노동자들과 연대 단체 회원들(지하철 9호선 안전과 공영화를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준) 소속 단체들)이 함께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홍보전을 했다.

많은 시민들이 먼저 다가와서 리플릿을 받아 갔고, “수고한다”, “지지한다”는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한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극히 일부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그의 입을 다물게 할 정도로 지지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덕분에 파업 노동자들과 연대 단체 회원들은 시종일관 활기차게 홍보전을 할 수 있었고, 노동자들은 이런 활동에서 큰 힘을 얻었다.

지하철 9호선 파업 지지 홍보전
지하철 9호선 파업 지지 홍보전

이날 홍보전을 마치고 열린 간담회에서도 9호선 노동자들의 표정은 아주 밝고, 활기가 넘쳤다. 노동자들은 올해 1월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첫 파업을 한 것인데, 필수유지업무자를 제외하고 파업 참가율이 거의 100퍼센트인데다 많은 지지를 받으니 힘이 난다고 했다.

열악한 노동조건

파업 노동자들은 간담회에서 열악한 노동조건에 대해 자세히 들려 줬다.

“현재 역무 노동자가 165명이다. 역사 25곳에 평균 6명이다. 그래서 사측은 인원이 충분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3조 2교대 근무라서 실제로는 평균 두 명이 배치된다. 게다가 역무원이 1명만 배치된 역도 10개나 된다.”

“인력이 너무 없다 보니, 식사를 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도 고민을 해야 한다. 몸이 아파도 출근해야 한다. 안전 사고가 나도 제대로 대처할 방안이 없다. 연차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사측은 연차를 왜 쓰지 않느냐고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게다가 연차 보상도 없어서 연차를 쓰지 않으면 그냥 소진된다.”

“우리는 호봉제가 아니라 포괄연봉제다. 적은 임금으로 막 부려 먹을 수 있는 것이다.”

“9호선 보안 업무 노동자가 22명인데, 21명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그만큼 불만이 크다. 업무 특성상 열차 내부를 계속 걸어 다녀야 하는데, 휴식 시간과 시설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사측은 노동자들이 일 안 하고 쉰다며 소파조차 치워 버린 적도 있다. 노조가 생기면서 조금 나아졌다.”

“취객들에게 폭행 당할 때도 있는데, 그러면 사측은 오히려 우리를 비난한다. 보험료나 산재 처리 받으려고 쇼 하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여성 보안 노동자들이 폭행 당해도 그런다.”

“처음에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21일 연속 근무를 했다. 지금은 7일 논스톱 근무로 줄기는 했는데, 밤샘 근무라 스트레스와 건강 압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시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기대와 불만이 공존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프랑스 RDTA와 현대로템의 운영사에게 운영권을 넘겨 주고 뒷짐만 지고 있다. 운영사들은 서울시의 지원금을 받아 주주들이 ‘돈 잔치’ 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명박과 차이도 있지만, 사실 박원순 시장의 민자 모델은 문제가 많다.”

아직 사측은 노동자들이 만족할 만한 인력 충원 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서울시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에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감도 높다.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으로 민영화된 지하철의 폐해를 널리 알리고 대중적 지지를 얻은 것에 크게 고무됐다.

노동자들은 “이번 파업은 경고일 뿐 투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