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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보고서:
트럼프 당선 이후 트랜스젠더 혐오 살해가 증가하다

최근 트랜스젠더에 대한 살해와 치명적 폭력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이 발표됐다.

트랜스 살인 모니터링(TMM)은 트랜스젠더와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난 젠더 표현자들에 대한 세계 살해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희생자는 2015년 271명, 2016년 295명이더니, 2017년엔 325명으로 늘어났다. 희생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브라질, 멕시코 그리고 미국 순이었다.

성소수자 권리가 증진됐다는 미국에서도 트랜스젠더 차별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미국 성소수자 인권 단체 휴먼 라이츠 캠페인은 2013년부터 살해당한 트랜스젠더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올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에서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된 트랜스젠더는 최소 25명이다. 이는 2013년 이래 최대 수치다.

이 보고서는 트랜스젠더 대상 범죄가 흔히 기록으로 남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왜냐면 국가 기구, 언론, 때론 피해자의 가족들이 피해자가 트랜스젠더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올해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된 트랜스젠더 25명 중 9명은 경찰과 언론에 의해 성별이 잘못 알려졌다.

혐오 범죄로 목숨을 잃은 트랜스젠더 2014년 미국에서 열린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출처 Ted Eytan (플리커)

이 보고서를 보면 올해 미국에서 살해당한 트랜스젠더 중 80퍼센트가 트랜스 여성이었으며, 84퍼센트가 흑인이었고, 75퍼센트 이상이 35세 이하였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이 인종차별이 더 강한 미국 남부에서 살해당했다. 유색인 트랜스 여성들이 트랜스젠더 혐오와 인종차별에 가장 취약한 희생양이 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2015년 휴먼 라이츠 캠페인이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여성은 다른 여성에 비해 살해될 확률이 4배 이상 높다.”

희생자 25명 중 션 라이언 헤이크, 스카우트 슐츠, 키위 헤링은 경찰에게 살해당했다. 셋 다 경찰관들이 과잉대응 하면서 목숨을 잃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희생자 중 13명은 아직 범인을 찾지도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트랜스젠더 차별적인 경찰의 부실한 수사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 보고서엔 트랜스젠더 25명의 간략한 인적사항과 살해당한 정황, 주변인들이 추모한 내용이 소개돼 있다. 그들은 누군가의 소중한 친구였고, 자녀였고, 부모였다. 그러나 죽은 뒤에도 차별에서 자유롭진 않다. 버지니아 주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흑인 트랜스 여성 인디아 먼로는, 긴 머리가 잘리고 남성 정장을 입은 채 남성일 때 이름이 적힌 묘비 아래 묻혔다.

이 보고서는 수많은 트랜스젠더가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현실도 폭로하고 있다. 미국에선 3분의 1에 가까운 트랜스젠더가 빈곤 속에 살고 있고, 건강보험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안정적 거주지가 없다고 보고했다. 트랜스젠더의 실업 비율은 미국 전체 실업률의 2배에 육박했다. 그런데 오직 20개 주와 콜롬비아 특별구만 직장 내 트랜스젠더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트랜스젠더의 3분의 1이 직장에서 성별을 이유로 해고나 승진 거부를 경험했다. 또한 홈리스 청소년 중 무려 40퍼센트가 성소수자이고, 이들 중엔 가정에서 거부당한 트랜스젠더 청소년도 많다. 트랜스젠더 성인의 10명 중 4명은 자살을 시도하고, 대부분 25세가 되기 전에 삶을 포기하려 한다.

이 보고서는 트럼프 정부가 이러한 트랜스젠더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 제한 시도(이는 법원에 의해 제지당했다), 트랜스젠더의 화장실 권리 지침 폐기, 트랜스젠더 혐오자 내각 임명, 직장 내 트랜스젠더 차별 금지 조항 제외 시도 등. 이와 같은 트럼프 정부의 행태와 트랜스젠더에 대한 살해가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 무관하진 않을 것이다. 보고서는 트럼프의 반 트랜스젠더 정책에 맞서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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