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파병연장안이 국회에서 또 통과됐다. 벌써 10번째다. 레바논에 파병된 한국 동명부대는 레바논 집권 세력이기도 한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견제하고 미국의 레바논 군사 개입력을 높이는 구실을 해 왔다.

파병연장 보고서에 기술돼 있듯이 동명부대의 임무는 “작전지역 감시정찰, 레바논군 지원 및 협조체계 유지” 등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감시하는 미국의 ‘정찰견’ 구실이다.

2015년 2월 9일 미국 정부는 아이시스 확산을 막는다는 구실을 내세워서 레바논에 2500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지원해 줬다. 레바논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인접국으로 미국의 무기지원국 중 5위에 속한다.

ⓒ출처 국방부

문재인 정부는 동명부대가 한글 교실과 컴퓨터 교실, 태권도 교실, 의료지원 등 주민들에게 한 일련의 ‘친한(親韓) 활동’을 파병 연장의 근거로 들었다. 이런 ‘친한 활동’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그랬듯이 군사작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주민들의 협조를 얻는 일련의 군사 활동의 일부다. 진정으로 레바논 주민들을 돕기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면 왜 꼭 군대가 이런 일을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지금 레바논은 2006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 시리아에서 러시아와 미국, 중동의 강국들의 얽히고설킨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예멘에서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이제 전쟁이라는 화마는 레바논도 넘보고 있다. 이미 11월 초 사우디아라비아는 레바논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레바논 출국’ 긴급 경보를 내린 바 있다.

더욱이 레바논에 인접한 미국의 경비견 이스라엘의 준동이 심상치 않다. 이스라엘은 최근 시리아 내 이란 병력을 폭격했다. 이란이 시리아에 군 기지를 짓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를 저지하고자 이스라엘이 폭격을 감행한 것이다.

트럼프가 이스라엘 내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천명한 것도 심상치 않다. 트럼프의 이 선언은 미국이 중동에 깊숙이 군사적 개입을 하겠다는 뜻이다. [시리아에서 정치 군사적 영향력을 높인] 러시아와 나는 한 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려고 안달난 사람처럼 말이다. (관련 기사: ‘이스라엘 호전성 부추기는 트럼프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논란')

이런 상황에서 레바논 동명부대는 갈수록 위험해질 것이다. 외교부의 파병 활동보고서에 철수를 의미하는 ‘출구전략’과 같은 표현이 명시됐던 것도 그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외교부는 무책임하고 뻔뻔하게도 다시 파병연장안을 제출한 것이다. 그리고 사사건건 대치하던 여야 국회의원들은 친제국주의 군대 파견에 대해서는 의기투합해 통과시켰다.

350명 규모의 부대는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시리아 내의 미군 부대도 공식적으로는 500명 안팎이다. 2013년에 레바논 동명부대는 넉 달 동안 자국 병사가 두 번이나 전투에 휘말려 억류된 바 있다.

레바논 동명부대는 친제국주의 임무를 중단하고 즉각 철수하라!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