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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장 위구르 탄압 — 한족 제국주의의 추악한 본질

얼마 전 중국 서부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수천에서 수만 명이 경찰에 연행돼 강제수용소 등에 불법 수감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자치정부는 위구르인들의 위치, 차량 번호, 얼굴 모습, 음성, 심지어 유전자 정보까지 확보하려고 나섰다. 주요 역에 안면인식시스템을 도입하고 곳곳에 경찰 초소를 설치해 모든 위구르인들을 감시한다. ‘강탈 국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연상시킨다.

지난해 말부터는 인구 조사를 빙자해 DNA 샘플까지 수집해서 관리한다. 모든 위구르인들을 오로지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간주해야만 가능한 일들이다. 신장 지구는 그야말로 경찰 공포정치의 대명사가 됐다.

위구르족은 1930년대에 잠시 존재하던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공화국’이 몰락한 뒤 처음에는 스탈린 치하 소련의, 나중에는 중국 정부의 억압을 겪으면서 뼈에 사무치는 고통을 견뎌 왔다. 중국 공산당은 신장 지역을 주민 의사와 상관 없이 자신의 영토로 편입시켜 195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켰다. 그 결과, 본래 6퍼센트에 불과하던 한족 비율이 1976년에는 42퍼센트로 늘었다.

특히, 시진핑의 서부대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더 많은 한족이 이주했다. 서부지역 개발로 한족들은 부유해졌지만, 소수민족들은 생활 터전을 잃고 변방으로 내몰렸다. 위구르족 등은 고용과 복지 등에서 철저하게 차별받았다. 신장의 대규모 유전은 오직 한족만 고용한다. 이 지역 위구르인들의 평균수명은 한족에 견줘 10년이나 짧다. 한족은 무료로 의료보장 혜택을 누리지만 위구르인들이나 티베트인은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한다.(김용욱, ‘왜 중국은 티베트인과 신장 위구르인을 탄압하나’, 〈오마이뉴스〉 2008년 9월 8일)

이 지역에서 1000년 이상 살아 온 위구르인들을 멸시하고 탄압하는 정책은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 있다. 심지어 무슬림 종교 행사의 핵심인 라마단도 금지하고 모든 주민의 여권을 회수했으며, 해외여행은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 갈 수 있다. 평범한 무슬림들이 “허가되지 않은 판본”의 쿠란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간다.

한족으로 구성된 준군사조직 신장 생산건설병단(生産建設兵團)도 악명이 높다. 이 기구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소수민족들을 감시할 뿐 아니라 농업에서 공업·관광업까지 이 지역 경제활동 전반을 장악해 왔다.(‘하나의 중국의 실체는 한족 제국주의’, 이정구, 본지 223호)

위 모든 사실들은 신장 위구르인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분리 독립을 바라는 까닭이다. 신장 위구르인들의 민족 자결은 아주 정당한 요구다.

일대일로, 송유관, 원유 매장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저항을 철저히 막으려는 중국의 야만적 탄압에는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제국주의의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첫째, 냉전 해체 이후 더욱 중요해진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중요성이다. 신장 자치구가 가지는 지정학적 의미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중국 전체 영토의 17퍼센트나 되는 신장 자치구는 러시아와의 완충지대이자 중국이 중앙아시아 지역을 제패하려면 반드시 통제해야 하는 곳이었다. 옛 소련의 몰락으로 신장과 인접한 중앙아시아에 독립 국가들이 생겨나자, 중국은 서둘러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며 이 지역의 우두머리 자리를 노렸다. 같은 시기, 미국도 이 지역들에 미군기지를 만드는 데에 혈안이 됐다. 미국의 외교 전략가 브레진스키도 《거대한 체스판》에서 냉전 해체 이후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면 나토와 유럽연합을 잘 활용해 중앙아시아를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신장은 지리, 문화 및 교통 어느 측면에서든 특수한 우위를 가진다.”(중국 공산당 부서기장이자 신장 위구르자치구 주석인 쉐커라이티 자커얼, 〈인민일보〉 2017년 3월) 중앙아시아·러시아·남아시아(특히 파키스탄)와 연결되는 철도가 신장을 통한다는 점은 중국 공산당에게 중요하다.

둘째, 카스피해의 천연가스와 이란의 석유를 육상수송로로 끌어오는 데서 신장은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중국에게 매우 중요한 두 개의 송유관이 신장을 지난다. “카스피해에서 카자흐스탄을 가로지르는 송유관 하나”와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국경지대로부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가로질러 연결되는 가스관 하나”가 그것이다. 이 두 개는 모두 신장으로 이어진다(로버트 D 카플란, 《지리의 복수》 중 ‘11장 중국 패권의 지리’, 미지북스, 2017). 저명한 외교문제 저널리스트인 로버트 D 카플란은 신장의 송유관은 미국이 중동산 석유·가스의 수송로(말라카 해협) 통제권을 무기로 이용할 경우를 대비한 중국의 육상 수송로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중국은 이란에서 생산된 석유와 가스를 육로송유관을 이용해 수입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그 송유관은 신장을 관통할 것이다.

신장 지구에 원유를 비롯한 막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다는 점은 중국에게 전략적 자산이다. 신장은 석유뿐 아니라, 2012년부터 천연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로버트 D 카플란은 “중국이 사회, 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의 궁극적 운명도 결국은 신장과 티베트 등의 소수민족 불만을 최소화시킬 수 있느냐 달”려 있다고까지 지적한다.

시진핑은 ‘대테러법’을 강화해 위구르인들의 분리 독립을 저지하려 한다. 중국이 미국의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대테러 전쟁’을 지지했던 것에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중앙아시아에서 소수민족 단속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도 작용했다. 좌파는 중국이 미국에 대당할 모종의 반제국주의 세력이라는 환상을 조금도 가져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