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이주노동자에 대한 지배자들의 위선과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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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지정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이 이틀 지난 12월 20일, 정부는 ‘2017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절반이 임금을 월 200만 원 이상 받고 있으며, 60~70퍼센트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해 하고 있다고 말한다. 주류 언론들은 “임금 쑥쑥”이라는 표현을 쓰며 “‘싼 맛’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던 시대는 곧 흘러간 과거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주노동자들의 임금이 너무 높다는 한탄이자 임금을 깎아야 한다는 주문처럼 들리는 게 나만은 아닐 것 같다.
저들이 이주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의 액수를 가리키며 호들갑 떠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배자들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임금과 노동조건을 위협한다며 그들의 정당한 요구를 비난하고 이간질해 왔다. 그러나 정작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엄청난 착취와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조건은 그 뒤에 가려놓고 입도 벙긋하려 하지 않는다. 지독한 위선이다.
부품 취급
정부의 대표적 이주노동 정책인 고용허가제는 노동자에게 사업장을 변경할 자유를 거의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노예계약을 떠올리게 한다. 야만적인 단속과 추방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성폭력을 당하거나 사망하기도 한다. 지배자들은 십수 년간 “이주노동자를 쉽게 쓰고 버리는 기계 부품 취급”해 왔다.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약 100만 명으로 한국의 노동자 계급 중 가장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다.
이주노동자들은 건설업, 농업, 제조업 등 주요 산업들에서 부를 생산하고 있다. 국적, 피부색, 생활 문화 등은 다를지라도 한국 노동자 계급의 일부로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겨울 광장에서 차별과 착취에 맞서 한국 사회의 진보를 바라며 한국인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을 외쳤던 동지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억울한 죽음과 자살이 잇따르는 등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은 달라진 게 없다
높게 나타난 이주노동자들의 직업 만족도 또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주노동자들은 대개 한국에 일자리를 구하러 매우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한다. 한국에 와서도 이주노동자들은 거센 차별과 통제, 언어의 장벽 속에서 일자리를 유지하며 생계를 꾸려가야 한다.
얼마 전 나는 한국이주인권센터에서 이주노동자들과 자주 대화하며 관계를 맺어 온 한 한국인 활동가의 대화 경험을 들었다. 이주노동자들은 처음에는 대부분 ‘불만 없어요’, ‘한국
단결
최근 부쩍 혹독해진 날씨에 나는 문득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처지가 떠올라 걱정스러웠다. 같은 땅을 밟고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자연환경
그러나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2017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 기념 수도권 이주노동자대회’에 참가해 당당히 구호를 외치고 발언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에 힘을 얻었다. 또 위안을 느끼며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자들은 일상적으로 노동자 계급을 국가, 인종, 성, 성 지향 등에 따라 분열시킨다. 그러나 이들의 전략은 단지 각개격파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권력과 경제력을 위해 노골적으로 전체 노동자 계급의 처지를 희생시키고 통제하려는 이들의 전략은 총체적이고 계급의식적이다. 같은 노동자들끼리 바닥을 향해 경쟁하도록 부추기는 이러한 분열 이데올로기와 정책에 맞서 노동자 계급의 단결을 추구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들의 투쟁과 조직화에 한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