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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과 투쟁으로 성과를 거두다

임금 인상, 능력가감급제 폐지, 판매승무원 고용 보장, 직장 내 성희롱 근절 등을 요구하며 투쟁해 온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이 소중한 성과를 쟁취했다. 사원급 노동자들의 능력가감급제 무력화, 해고 위기에 처한 판매승무원들의 고용 보장이 핵심 성과다.

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은 2013년 말 철도노조가 민영화 반대 파업에 나서던 때에 노조를 설립했고, 올해 9월 첫 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이 늘었고 조직력이 강화됐다. 노동자들은 파업으로 단결된 힘을 보여 줘 자신감을 얻었다. 11월부터는 자신들의 요구를 담은 등벽보를 붙이고 사복 투쟁을 벌였다.

ⓒ출처 철도노조

이들은 성과연봉제의 일종인 능력가감급제로 10년 넘게 고통에 시달려 왔다. 능력가감급제는 승무원이 속한 지사의 지사장 평가에 따라 같은 직급의 노동자들을 5등급으로 매년 나누고, 등급에 따라 연봉을 차별 지급하는 것이다.

사측은 이 제도로 노동자들을 줄세우고 통제해 왔다. 연·병가 사용, 휴일 근무 거부, 노동조합 가입 등이 임금 삭감의 근거가 됐다. 이 때문에 같은 직급 노동자들의 연봉은 연간 200만~300만 원까지 차이가 났다.

노동자들은 올해 투쟁을 통해 전체 8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570여 명에 해당하는 사원급 노동자들에게는 임금 삭감이 없는 동일 등급을 부여하도록 해 능력가감급제가 무력화됐다.(500명 가량의 조합원 대다수는 사원급이다.)

또한 사측이 열차 내 판매 업무를 연내 폐지할 계획으로 사측의 해고 위협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린 판매승무원들의 고용도 보장받았다.

노동자들은 1차 파업 이후 12월 22일에 평창올림픽을 위해 신설된 경강선KTX 개통에 맞춰 무기한 파업에 나설 태세를 갖췄다. 문재인이 직접 시승까지 한 직후라, 사측은 경강선 개통에 차질을 빚을까 적잖이 우려했던 듯하다. 신생노조가 파업을 벌여 조직력을 강화하고, 정치적 상황을 잘 이용해 단호하게 싸우려 한 것이 이런 소중한 승리의 비결이었을 것이다.

성희롱 근절을 위한 투쟁도 성과를 내다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 가운데 하나가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 처벌과 성희롱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이었다.

노조는 상습적 성희롱 가해자인 당시 부산지사장을 여승무원이 없는 곳으로 보내라고 요구해왔지만 오랫동안 사측은 이를 묵살해 왔다. 심지어 코레일관광개발 성희롱고충처리위원회는 상습적 성희롱 가해자가 한 행위가 성희롱이 아니라고까지 결정했다.

이에 지난 5월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며 항의에 나섰고, 지부의 주요한 요구로 제기해 왔다.

노동자들의 지속적인 요구와 투쟁으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부산지사장의 상습적 성희롱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결국 사측은 성희롱 가해자를 여승무원이 없는 곳으로 발령을 냈다. 이 승리에 노동자들은 크게 기뻐했고 떡을 돌리며 자축했다.

직장 내 성희롱 문제는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의 중요한 일부다. 직장 내 성희롱을 단지 개인적인 문제로 취급하지 않고 노동조합 쟁점으로 여기고 집단적으로 투쟁하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현재 지부는 성희롱 근절 대책으로 성희롱 고충처리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고 외부 전문가 1인으로 구성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아직 수용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이번 투쟁에서 성희롱 근절을 위한 투쟁을 지속해 갈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