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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혁명 100주년 연재 48:
혁명은 새로운 지배계급을 낳을 수밖에 없나?

1917년 혁명으로 러시아의 옛 지배계급이 제거됐다. 노동자·농민이 통제하는 사회가 건설됐다.

그러나 1930년대에는 새로운 지배계급이 성장해서 혁명으로 성취한 많은 것들을 후퇴시켰다.

흔히 이를 근거로 혁명이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의 실패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당시의 정치, 사회, 경제 상황이 맞물린 결과였다.

스탈린주의 부상에 저항한 트로츠키(왼쪽)

혁명의 성공이 그것의 국제적 확산에 달려 있다는 것은 당시 볼셰비키에게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유럽은 혁명적 물결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 노동자들이 해낸 것처럼 끝까지 운동을 전진시켜 혁명을 성공시킨 곳은 더 없었다.

그 결과 새로 건설된 러시아 노동자 국가는 고립되고 제국주의 국가들에 포위됐다.

유럽의 지배자들이 백군의 반혁명을 지원하며 러시아로 쳐들어 왔다. 내전을 치르는 동안 새로운 러시아는 심각하게 파괴되고 노동계급은 크게 약화됐다.

전쟁으로 500만 명이 사망했고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질병과 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다. 1917년에도 소수였던 노동계급은 그 규모가 전쟁 전의 43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은 10월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소비에트(노동자평의회)의 피와 살 구실을 했던 사람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했다.

소비에트 정부는 거대한 국가기구를 관장했는데 러시아 사회를 유지하는 데서 그 국가기구의 중요성은 전쟁 이후 더 커졌다.

1922년에 혁명적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국가기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차르 체제에서 물려 받았고 소비에트 측에서는 거의 손도 대지 못했다”

국가기구에서 일하는 인력은 옛 차르 체제 출신의 수많은 관료들과 새로 추가된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처음에 이 관료 집단은 노동자와 농민처럼 러시아 사회 내부의 상이한 이해 집단들 사이에서 줄타기를 했다.

레온 트로츠키와 그가 이끌던 좌익반대파는 노동계급의 영향력을 재건하기 위한 일련의 계획을 제안했다. 그러나 관료 집단은 자신의 통제력을 공고히 하며 독자적인 계급으로서 이익을 좇기 시작했다.

[관료 집단을 대변한] 스탈린은 볼셰비키 정치에서 핵심이었던 국제주의를 거부하고 “일국 사회주의”를 주장했다.

스탈린은 반혁명을 통해, 노동자 착취에 의존한 국가자본주의 체제를 건설해서 서방과 경쟁하고자 했다.

서방의 자본주의 국가들은 100년에 걸친 산업화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스탈린은 단 몇 십 년 만에 이들을 따라 잡고자 했다.

대다수 러시아인들에게 이것은 끔찍한 고통과 국가 폭력을 뜻했다. 볼셰비키 당 내에서 스탈린에 맞선 투쟁이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이 축출됐고, 국외로 추방되거나 처형됐다. 트로츠키도 암살됐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혁명을 확산해야 할 것이다. 1917년 당시와 달리 오늘날 노동계급은 전 세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한다.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낙후한 사회였으며 더 선진적인 나라에서 혁명의 성공이 사활적이었다.

1917년 이후 세계의 부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이 거대한 부는 인류의 결핍을 없애는데 쓰일 수 있다.

또한 혁명의 모든 단계에서 혁명가들은 노동계급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아나키스트에서 볼셰비키로 돌아선 빅토르 세르주는 1937년에 러시아 혁명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스탈린주의의 모든 씨앗이 애초에 볼셰비즘에 있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글쎄, 이견은 없다. 단지, 볼셰비키즘은 다른 씨앗도 많이, 산더미처럼 많이 가지고 있었다.”

오늘날 혁명가들은 볼셰비키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다음 번에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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