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책임져라" 1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해고 사태 해결을 정부가 책임지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강 한파가 몰아친 1월 24일 청와대 앞에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학교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과 해고 사태 해결을 청와대가 책임져라” 하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시도교육청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가 극히 일부의 노동자들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겠다고 결정한 데 이어, 이후 시도교육청이 전환에서 배제된 노동자들 중 일부를 해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안명자 본부장은 정부가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 대통령이라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애초에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저희는 덜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희망 고문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압니까? 제발 기다리라는 말 하지 말고 고용 보장 외침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정부는 연중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와 향후 2년 이상 예상 업무를 상시지속 업무로 규정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그마저도 사실은 무기계약직 전환에 불과한 계획이어서 진짜 정규직화에는 한참 못 미쳤다.

그럼에도 고용 불안에 시달려 온 수많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라도 전환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정부는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 등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그 뒤 시도교육청은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초등스포츠강사를 전환 심의 대상에서도 제외했고, 대다수 학교 비정규직 업무를 ‘한시 사업’으로 둔갑시키는 등 꼼수를 부려 제외했다. 이렇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염원은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

1월 16일 경기도교육청이 초등돌봄전담사 외 대부분 직종에 대해 무기계약직 전환 제외 결정을 내린 데 이어, 1월 22일 인천교육청이 4500여 명 중 단 21명, 겨우 0.5퍼센트만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처참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전환 심의가 종료된 경북, 대구, 울산, 경기, 인천의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자 3만 5045명이다. 기존에 확정된 무기계약 대상자들을 제외하고 이번에 전환 심의 과정에서 새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은 2535명에 불과하다. 고작 7퍼센트 수준이다.

무기계약직 전환 배제도 모자라 해고 통보

시도교육청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는 노동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상시 지속 업무를 ‘한시 사업’으로 둔갑시켰다. 시도교육청은 ‘한시 사업’이라며 수년간 일해 온 노동자들의 계약을 해지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촛불 정신을 학교 현장에서 계승”하겠다는 이재정 ‘진보’교육감이 앞장서서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1월 23일 방과후학교 업무지원인력(방과후코디) 전원을 해고하라는 공문을 학교 현장에 보냈다. 경기도의 학교 현장에서 수년간 일해 온 250명에 달하는 방과후코디 노동자들은 지난 몇 개월간 무기계약직 전환을 기대해 왔다. 얼마 전에는 상시지속 업무를 전원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8일간 진행된 경기도교육청 앞 농성에도 적극 참가했다. 그런데 전환에서 배제된 것도 서러운데 해고라는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청와대 농성 3일차인 1월 26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학교비정규직 고용안정과 ‘제대로 된 정규직 쟁취’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홍승희 방과후코디분과장은 교육청이 방과후코디 업무가 ‘한시 사업’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우리는 상시 업무를 했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월차도 없이 방학 중에도 출근했습니다.

“방과후 교실이 늘어남에 따라 우리의 업무도 많아졌습니다. 묵묵히 수년간 일해온 결과가 해고입니까?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일자리 개선입니까?

방과후 교실 강사들도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 해고로 인한 피해는 우리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입니다. 이재정 교육감은 교육감 자격이 없습니다.”

경기도 방과후코디 외에도 ‘한시 사업’, ‘사업 종료’,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전국에서 방과후행정사, 초단사서, 특수진로코디네이터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당하고 있다.

영어회화전문강사들도 해고 위협에 놓여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혜련 영어회화전문강사분과장은 정부에게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된 직종의 고용 보장을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트위터를 통해 영어회화전문강사의 고용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등장한 후에 영어회화전문강사의 고질적 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고용이 보장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9월 교육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는 합리적 근거도 없이 우리를 제외시켰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에서는 제외하지만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국 2000명이 넘는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이 일제히 해고 통보를 받게 될 상황입니다.

“저희는 한시적 사업이 아니고 8년을 이어 온 상시지속 노동자들입니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도 침통한데, 매서운 날씨는 저희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너무 춥고 지치고 외롭습니다. 필요해서 저희를 뽑아 놓고 왜 우리에게 이렇게 힘든 시간을 감내하게 합니까?

“무기계약직 전환에서 배제된 사람들의 고용 안정을 하루 빨리 해결해 줘야 합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소속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청와대 앞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1월 26일(금), 1월 30일(화), 2월 1일(목) 저녁 6시에 청와대 앞에서 ‘정규직 전환 및 고용 안정 촉구’ 집중 집회도 예정돼 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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