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청소 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공격을 막아 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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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가 계속되고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그에 맞서 중요한 일부로 투쟁하는 가운데, 고려대 노동자들이 반가운 투쟁 성과를 이뤘다.
올해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새해 벽두부터 고려대, 연세대, 홍익대 등 대학 당국들이 그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고,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퇴직 자리를 채우지 않고 단기 알바로 대체하거나 해고했다. 고려대 당국은 퇴직 자리 10곳을 3시간짜리 단기 알바들로 대체하려고 했다. 이는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만이 컸다.
고려대 청소 노동자들은 1월 2일부터 단호하게 맞서 싸웠고 1월 30일 저녁, 학교 당국에게서 퇴직 자리 10곳에 단기 알바가 아닌 8시간 전일제
학교 당국의 비용 절감·노동강도 강화 시도에 맞서 노동자들이 승리한 것이다. 1월 31일 오후 3시, 고려대학교 418기념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고려대 투쟁 승리 보고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표정이 밝았고 분위기도 좋았다.
고무적이게도 고려대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고려대분회와 한국노총 한국철도·사회산업노조
노동자들은 새벽 피켓팅
학생들도 청소 노동자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연대를 확대했다. ‘고려대 청소/주차/경비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대책위원회’
특히 1월 첫째주, 둘째주 새벽 피켓팅에 10~20여 명의 학생들이 매일같이 적극 연대해 노동자들과 함께 건물을 지킨 것은 학교 당국의 기를 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셋째주부터 새벽 피켓팅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코비컴퍼니가 얼씬거리지도 못했다.
1월 28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가 청소 노동자 투쟁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시키기도 했다. 겨울 방학에 단일 안건으로 전학대회가 개회·가결된 것은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가 뜨겁다는 것을 보여 줬다.
지역 단체들의 연대도 뒤따랐다. 서울 북부지역의 노조, 정당, 사회·좌파 단체 50여 곳이 지지·연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고려대 학대위와 공동 현수막을 걸었다. 여기에 대학노조 고려대지부도 함께 연명하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도 더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고려대를 방문했다. 정부가 이런 제스처를 취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시도에 반대하는 운동에서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투쟁이 갖는 정치적 상징성이 작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학교는 단호하게 이어진 노동자들의 단결 투쟁과 계속해서 확대되는 학생들의 연대 등 곳곳에서 들어온 압력 때문에 자신들의 공격을 철회해야 했다. 학교 당국은 서경지부 고려대분회 노동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퇴직자 문제를 놓고 양대 노조가 모두 싸울 줄 몰랐다. 학생들도 이 쟁점에 이렇게 연대할 줄 몰랐다.”
노동자들은 승리 속에 아쉬움도 있다고 말한다. 서경지부 고려대분회 김금성 분회장은 “우리가 승리했지만 100퍼센트 만족스럽진 않”다고 했다. 학교 당국이 철거 예정 건물
고려대 청소 노동자들이 승리를 거머쥐었듯, 연세대와 홍익대 등 비슷한 공격이 진행되는 다른 대학에서도 승리가 잇따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