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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여성 노동자가 폭로하는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의 현실

1월 31일 최저임금 전원위원회가 파행으로 끝났다. 최저임금심의위원장 어수봉이 노골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나서 노동계 위원들이 강력하게 항의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안건조차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를 위한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선 방안”이었다.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곳곳에서 최저임금 무력화 시도와 이에 맞선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1월 30일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렸다.

정년퇴직으로 생긴 자연 감소분을 채우지 않거나 알바로 대체하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해고하려는 사립대학 당국에 맞서 투쟁 중인 대학 청소·경비 노동자들도 많이 참가했다. 서경지부 홍대분회 박진국 분회장은 이렇게 호소했다. “사립대학 당국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것이 아니라 8시간 전일제 일자리를 3시간짜리 단시간 노동자로 [바꿔] 양산하고 있습니다. 홍익대에서는 이 엄동설한에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마트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주 35시간 노동시간 단축의 외피를 쓰고 최저임금 인상 무력화에 나선 신세계 그룹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 이효숙 가양지회장은 이마트 사측을 조목조목 폭로하며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참가자들에게 알렸다.

"수천억 원의 이익을 남기는 이마트가 왜 최저임금도 제대로 주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릴까요?" ⓒ이미진

“이마트가 노동시간을 35시간으로 단축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알 것입니다. 이마트에 근무한 지 15년차인 저도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근무 시간을 줄여서 고마운 마음에 놀란 것이 아닙니다. 작년 성과급 400퍼센트 중 200퍼센트를 매달 나눠 지급하는 꼼수를 부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저임금 인상분을 무력화하려는 꼼수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 중 저처럼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수천억의 이익이 남는 10대 재벌인 신세계 이마트는 정부의 어마어마한 혜택을 받고 있는데도 왜 최저임금에 따라 저의 월급을 결정할까요? 왜 최저임금도 그대로 주지 않으려고 꼼수를 부리는 걸까요? 가난한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정부와 대기업들 때문에, 최저임금을 지키는 것은 저같은 엄마 노동자들에게는 목숨줄이고 생명줄입니다.

“8시간에 하던 일을 7시간 안에 하라고 하면서, 회사는 당당하게 인원 충원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시간은 줄었는데 업무량은 그대로입니다. 그러다 보니 휴게시간을 포기하고, 화장실 가는 것이 눈치가 보여 커피와 물도 마시지 않[습니다.]

[회사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조합원들과 간부들을 [10년~15년간 일해 온 계산대에서] 수산과 즉석조리, 축산으로 강제 발령을 내고 있습니다.

“정말 최저임금이 문제입니까? 최저임금은 죄가 없습니다. 최저임금을 받고 있는 가난한 엄마 노동자들은 아무런 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