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회사 공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가 드러난 KT 황창규 회장의 퇴진과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황창규 회장 퇴진 등 KT적폐 청산을 위해 시민·사회·노동단체 33곳이 모인 KT민주화연대와 KT전국민주동지회 소속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MBC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KT는 2016년 9월경 황창규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피하려고 국회 정무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로비를 했다고 한다. 로비 과정에서 황창규는 회사 돈으로 구입한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소위 ‘상품권 깡’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임원 40여 명을 동원해 개인 후원금을 내는 방식으로 위장해 국회의원들에게 정치후원금을 제공했다.

부패한 낙하산 회장이 착륙할 곳은 구치소 ⓒ출처 KT전국민주동지회

그밖에도 황창규가 구속 수사를 받고 처벌받아야 할 사유는 차고 넘친다. 황창규는 박근혜가 만든 재단에 회사 돈 18억 원을 헌납했으며, 최순실의 측근을 광고 담당 임원으로 낙하산 임명해 광고비 68억 원을 관련 회사에 몰아줬다. 황창규는 지난해 KT노조 임원 선거에 친사측 성향의 위원장 후보를 직접 ‘낙점’하는 등 불법적으로 개입했다.

기자회견에서 KT전국민주동지회 활동가 정연용 본사지방본부위원장은 이렇게 폭로했다. “정권의 낙하산으로 내려온 경영진들이 통신 공공성은 내팽개치고 정권의 이익과 개인의 사익만을 추구해 온 것이 바로 KT 민영화의 역사이자 현실[이었다.]” 또 그동안 KT노조가 사측을 비호하며 황창규의 불법을 눈 감아 주고 오히려 연임 지지 성명을 낸 것도 비판했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KT 민영화 이후 15년간 KT 노동자들이 탄압받아 온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촛불의 시대정신에 맞게 황창규를 구속 수사하고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공동사무처장도 황창규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KT노조 대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파 후보들과 선거운동원인 KT 노동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지난해 KT노조 임원 선거에서 황창규 퇴진을 요구했던 정연용 활동가가 본사지방본부위원장에 당선한 것은 황창규에 대한 비판이 노조 내 소수일 뿐이라는 사측의 주장이 거짓임을 보여 준다.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도 민주파 후보들이 많이 당선해 황창규 퇴진 흐름이 확대·강화되길 바란다.

기자회견 도중, 경찰이 KT 광화문 사옥을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황창규를 수사하라는 내·외부의 정치적 압력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황창규의 퇴진은 8000여 명 규모의 강제 구조조정, 임금과 복지의 후퇴 등을 겪은 KT 노동자들에게 통쾌한 일이 될 것이다. KT의 민주파 활동가들은 황창규 회장의 퇴진을 위해 투쟁하면서도 황창규의 위기를 이용해 KT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