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지부장: 박홍배)가 2월6일 대의원대회에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퇴진, 지배구조 개선, 임단협 승리 등을 위한 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윤종규 퇴진 투쟁은 지난해 시작돼 2월 6일 현재 투쟁 154일(철야농성 120일)째다. 노조는 채용 비리 적발 후에는 윤종규 출근 저지 투쟁도 하고 있다.

윤종규 회장 체제 하에서 사측은 노골적인 사측의 노동조합 선거 개입, 회장 연임 찬반 직원 설문조사 결과 조작, 임단협 교섭 해태와 합의 위반, ‘VIP 리스트’를 통한 채용 비리 등을 저질렀다. 분노가 크다.

2월 6일 KB국민은행지부 채용비리 규탄 및 임단투 승리 결의대회 ⓒ출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가 2월 6일 대의원대회에 앞서 은행 본점 앞에서 연 투쟁 결의대회에서는 직원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비리로 적발된 2015년 국민은행 채용 절차에 대해서 93퍼센트가 “정당하지 않다” 하고 답했고, 윤종규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답변은 87.8퍼센트였다.(공교롭게도 이날 검찰은 윤종규의 집무실 압수수색을 벌였다.)

1월 22일에는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도 했다. 박홍배 지부 위원장은 대의원대회에서 조정이 결렬되면 쟁의행위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준비 중인 투쟁 계획에는 (아직 구체적인 건 아니지만) 파업도 포함돼 있다.

조작

윤종규 지주 회장 체제에서 사측은 2016년 10월 지부 위원장 선거에 개입했다. 아마도 KB금융그룹지주회사 지주 회장 연임에 유리한 노조 집행부가 구성되길 원한 것처럼 보인다.

인사노무 담당 부행장 및 본부장은 전국의 지점장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하고, 선거관리위원회를 회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 여기에는 현 집행부의 선거 방해와 당선 취소 등도 포함됐다.

지난해 8월 윤종규는 노조를 방문해 사측의 노조 선거 개입 및 부당노동행위를 사과했다. 또한 인사노무 담당 부행장과 본부장을 해임했다.

그러나 이후 벌어진 일들을 보면, 회장직을 연임하려는 제스처에 불과했다.

9월에는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지주사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윤종규의 회장 연임에 대한 찬반 설문을 실시했다.(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KB증권, KB캐피탈, KB신용정보, KB부동산신탁 등 KB금융그룹 7개 계열사 노조 협의체) 노동조합협의회는 당시 진행 중이던 회장 선임 절차에서 윤종규 연임에 반대하고 투명성 부족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측은 4252건(총 투표 1만 6101건)의 의견을 연임 찬성으로 조작했다. 그리고는 9월에 윤종규의 연임을 확정지었다.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은 민영화됐다지만 경영진 인사에는 늘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 최대 규모 시중은행이 정부 정책에 동조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금융권 실력자 자리에 대한 논공행상 성격의 특혜도 있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 시절에는 이명박의 고려대 동문인 어윤대가 지주 회장이 됐다. 박근혜 정권 시절에는 (박근혜가 선호한 관료 출신인) 임영록이 회장이 됐고, 5·16 군사 쿠데타에 가담한(군사 정부의 부정축재 처리위 조사단장을 맡았고 나중에 군부 핵심 보직인 육본 경리감까지 이른) 이정순의 아들인 이건호가 행장에 임명됐다.

2014년 임영록과 이건호의 갈등으로 인하여 낙하산 인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어부지리 격으로 윤종규가 회장으로 취임했다. 게다가 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그 사외이사가 회장을 선임하는 구조를 이용해 지난해 9월 연임까지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채용 비리와 노조 탄압 등 악행을 저지른 것이다.

그래서 일부 언론에서는 윤종규를 “제왕적 CEO”, “황제”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KEB하나금융지주 소속 노조들도 ‘하나금융지주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한 후 김정태의 회장 연임 반대와 퇴진을 제기하고 있다. 회장 김정태는 세 번을 연임하면서 최순실 비리에 연루되는 등 부패 혐의가 드러났다. 언론 매수, 노조 탄압 등 이곳도 금융 적폐가 한가득하다.

촛불 이후 더디지만, 금융산업에서도 곳곳에서 경영자들의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의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이 투쟁들이 이기면 다른 사업장의 노동자들도 곳곳의 적폐에 맞서 싸우기 더 쉬워질 것이다. 채용 비리 경영진의 퇴진은 조직 노동자들이 청년들에게 건네는 희망의 불씨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