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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코디 노동자들:
경기교육청 점거 농성에 돌입하다

2월 8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기자회견에서 유미선 방과후코디 조합원이 감동적인 발언을 했다. 이 발언 내용을 요약해서 추가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정규직’ 전환 심의 과정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집단 해고를 자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재정 교육감은 노동자들의 간절한 해고 철회 요구를 외면하고, 해고를 1년간 유예하겠다는 기만적 안으로 노동자들을 우롱했다.

방과후코디 노동자들은 해고 통보에 좌절하지 않고 노조로 단결해 흔들림 없이 투쟁하고 있다. 해고 통보 후에 조합원이 두 배로 늘었다.

ⓒ사진 제공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해고 노동자들은 2월 7일 오체투지로 경기교육청까지 가 책임 있는 면담을 요구했다. 그런데 경기교육청은 노동자들의 면담조차 거부했다. 분노한 노동자들은 책임 있는 관계자가 나오지 않자 그날 밤 늦게 경기교육청 송암실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2월 8일 오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가 “정부와 교육청이 학교비정규직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실시하고 해고 사태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경기교육청의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가 무기계약 제외만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해고를 권고했음을 증명하는 자료도 공개됐다.

2월 7일 실무 교섭 과정에서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과장은 “경기도교육청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에서 [진로직업 교육지원가를] 정규직 미전환 직종으로 결정하고 재계약 종료를 권고하였기에 사업 종료와 계약 해지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전환심의위원회가 미전환 직종을 결정하는 데 그친 게 아니라 미전환 직종의 해고를 권고했고, 이를 근거로 경기도교육청은 사업 종료와 계약해지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가 해고심의위원회였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래서 9년을 묵묵히 일해 온 방과후코디 선생님 250명이 단칼에 해고되었고 진로직업교육지원가, 배식원 등 학교 곳곳에서 거센 바람에 먼지 날리듯 해고통보서가 날아 들고 있다.”(2월 8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기자회견문)

성지현 경기지부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경기교육청 본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강철구

정치적 의미

한편, 2월 6일 전라북도 전환심의위원회는 방과후코디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결정했다. 방과후코디 업무가 ‘한시적 업무’라는 경기도교육청의 주장이 틀렸음을 보여준 것이다.

부산교육청은 초단시간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유지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경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 철회 투쟁이 다른 지역에서 성과를 낸 것이다. 그런데 정작 경기교육청은 대량해고를 철회하기는커녕 면담 요구조차 외면하고 있다.

경기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책임지지 않고 산하 공공기관의 전환심의위원회에 책임을 떠넘기고, 전환심의위원회는 멋대로 노동자들을 무기 계약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고 심지어는 해고까지 자행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정치적 맥락을 고려하면 이 노동자들의 투쟁은 의미가 크다.

경기교육청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2월 13일 오후 5시 30분부터 진행되는 경기교육청 앞 집중 결의대회에도 적극 참가하자.

유미선 방과후코디 조합원 발언 요약

“방과후코디 업무는 공교육의 일부입니다”

유미선 조합원

저는 애를 키우면서 할 수 있는 방과후코디 일이 좋았습니다. 일을 시작하고 셋째 아이를 임신했습니다. 그런데 임신했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일해야 했습니다. 다른 선생님들은 산후 휴가도 쓰지만, 저는 짤릴까 봐 산후 조리도 못하고 애 맡겨 가면서 일했습니다. 막내 아이 젖 물려가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했습니다. 그렇게 일했는데 2016년에, 2017년에 계약해지를 당해야 했습니다.

[정권이 교체된] 2017년에는 정말 희망 고문하면서 살았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정규직 같은 엄청난 것도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시간대에 제가 할 수 있는 일 짤리지 않고 일하기를 바랐을 뿐입니다.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이라는 큰 사업을 혼자 이끌어 왔습니다. 아무도 저희를 배려해 주지 않았습니다. 방과 후 관련된 모든 일이 나에게 떨어졌지만 한 마디 불평도 않고 일해 왔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하면서 잘 따라주는 것에 뿌듯해 하면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 지켜보면서 보람을 느끼면서 일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자긍심으로 일해 왔습니다. 학교에서도 저희가 없으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2017년에 바라는 것은 딱 하나였습니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서 해고 위협 없이, 매년 재계약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기대했습니다. 아이들 키워 가면서 그저 일하고 싶었습니다.

무기계약을 간절히 기대했는데, 지난 1월에 난데없이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말 서러웠습니다. 당장 때려치우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이들도 방과후수업으로 대회도 나가고 자격증도 땄습니다.

방과후학교는 이제 공교육입니다. 사교육이 아닙니다. 방과후학교가 유지된다면 방과후코디 업무도 유지돼야 하는 것입니다. 학교에서도 방과후코디가 없으면 방과후 수업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해고는 부당합니다. 경기교육감은 당장 해고를 철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