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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투쟁 승리:
경기도교육청에 맞서 해고 철회를 쟁취하다

2월 13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 투쟁이 승리했다. 방과후코디 노동자 집단 해고를 철회시킨 것이다.

경기교육청은 방과 후 학교가 여전히 진행 중인데도, 방과후코디 업무가 ‘한시적 사업’이라며 방과후코디 노동자 250여 명을 해고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집단 해고였다. 뿐만 아니라 장애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는 진로직업지원 노동자들도 경기도교육청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의 “권고 사항”이라며 해고 통보를 받았다.

2월 13일 경기교육청 앞에서 열린 집단해고 저지! 고용안정 쟁취! 결의대회 ⓒ제공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다수가 여성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믿고 ‘희망 고문’을 견디며 무기계약 전환을 기대했지만 해고라는 날벼락을 맞았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단결해서 저항했다. 1월 하순부터 노동자들은 “학교 비정규직을 물건 취급하듯 쓰다 버리는 경기교육청을 용서하지 않겠다”며 투쟁에 나섰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2월 초에 ‘1년 해고 유예안’을 내놓았지만, 노동자들은 “1년 후에 또 해고당하라는 것이냐”며 이재정의 기만적인 안을 거부하고 당차게 투쟁을 지속했다.

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는 이재정의 면담 거부에 분노해 2월 7일 밤 경기도교육청 송암관 농성에 돌입한 데 이어, 2월 8일에는 성지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이 경기교육청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성지현 경기지부장은 “이후에 경기교육청과 있을 수많은 투쟁을 헤쳐 나가려면 이 투쟁이 승리해야 한다”며 경기교육청에 노동자들의 본때를 보여 주자고 호소했다. 2월 13일에는 전국에 있는 교육공무직본부 소속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기교육청 앞으로 집결해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결국, 오만하게 버티던 이재정은 2월 13일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해고된 노동자들을 전원 재계약하겠다고 밝혔다. 방과후코디 노동자들뿐 아니라 진로직업지원가들에 대한 해고도 철회됐다. 그리고 이후 고용안전 대책 협의를 통해 무기계약직 전환 논의를 하기로 약속했다.

투쟁의 성과

2월 13일 저녁 경기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던 도중에 승리 소식을 들은 노동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특히 해고에 맞서 당차게 싸워 승리한 방과후코디 노동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승리를 축하했다. 경기교육청은 15시간 초단기 계약 노동자들을 함부로 여겼지만, 노동자들이 제대로 한 방 먹인 것이다.

성지현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장 ⓒ제공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이 투쟁은 다른 지역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전북교육청은 방과후코디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부산교육청은 초단기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했다. 노동자들이 저항하지 않았다면, 학교 비정규직 집단 해고 사태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도 있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렸다.

투쟁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의식과 자신감과 조직이 발전한 것도 큰 성과다. 방과후코디 노동자들은 해고 철회 투쟁 과정에서 조합원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이재정의 기만적인 안을 거부하며 투지를 보여 줬다.

이 투쟁은 다른 학교 비정규직 투쟁에도 좋은 자극제 구실을 하고 있다.

2월 13일에 경기 지역 유치원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 노동자들(방과후전담사, 특수지도사, 급식 등)은 경기교육청이 임금체계 변경 과정에서 임금을 삭감한 것에 항의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투쟁에 나섰다.

무기계약 전환에서 배제된 비정규직 교강사들도 초단기 노동자들이 경기교육청을 상대로 승리한 것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공공부문의 다른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투쟁할 수 있고, 싸워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한편, 학교에서 청소, 경비 등의 업무를 하는 파견·용역 노동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의 기구가 이제 막 가동되기 시작하려는 상황이다. 기간제 노동자들에 대한 무더기 전환 제외 사례를 보면, 파견·용역 노동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도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번 승리를 발판 삼아 투쟁을 이어 가겠다고 말한다. 방과후코디 노동자들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무기계약으로 전환해야 하고, 또 전국적으로 함께 싸워야 한다”며 투쟁이 끝난 게 아니라고 말한다.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2월 13일 결의대회에서 “이 싸움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해고심의위원회로 전락한 전환심의위원회는 무효다. 정부와 교육청은 노동조합과 새롭게 [무기계약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며 투쟁을 이어 가자고 호소했다.

앞으로도 지속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