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알렉스 캘리니코스가 2010년 8월에 쓴 《공산당 선언》 소개글이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칼 맑스의 혁명적 사상》의 저자이고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이다.


"자본주의는 고장 났다.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공산당 선언》의 현실성은 [2003년에] 크리스 하먼이 서문을 쓴 뒤로 오히려 커졌다. 하먼이 지적하듯,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오늘날의 경제적 세계화 시대를 이끄는 자본주의의 동역학을 밝혀냈다.

이 동역학의 중요한 측면 중 한 가지는 혁명적이면서 동시에 파괴적이라는 것인데,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이 점이 드러난다.

“상업의 위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부르주아 사회 전체를 시험대에 올리는데, 그 시험대는 갈수록 더 위협적으로 변해 간다. ... 이 위기 속에서 이전 모든 시대에서는 터무니없어 보였을 역병, 즉 과잉 생산이라는 역병이 발생한다. ... 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생산력이 더는 부르주아적 소유 관계가 발전하도록 돕지 않는다. 오히려 생산력이 소유 관계에 비해 너무 커져서 부르주아적 소유 관계가 생산력의 발전을 속박한다. 그리고 생산력이 이 속박을 극복하는 즉시 부르주아 사회는 혼란에 빠지고 부르주아적 소유 관계는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부르주아 사회의 소유 관계는 그 사회에서 만들어진 부를 포함하기에는 너무 협소하다. 그러면 부르주아는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편으로는 거대한 생산력을 강제로 파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정복하며 이미 확보한 시장에서는 착취를 강화한다.”

2007년 8월 이른바 신용 붕괴가 벌어진 이후, 지배계급의 대변자들에게는 당황스럽게도 세계는 마르크스가 말한 종류의 위기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종류에 빠졌다.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이 사태를 “3차 공황”이라고 불렀는데 19세기 후반에 세계 자본주의를 쥐고 흔든 경제 위기와 1930년대의 대공황에 비교하면서 그렇게 부른 것이었다. 일련의 금융 공황으로 시작한 위기는 심각한 불황으로 발전했다. 2009년에 세계 생산량은 1945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은(관련해서 《좀비 자본주의》를 쓴 크리스 하먼, 그밖에 데이비드 하비, 로버트 브레너 등) 금융의 힘이 성장한 것은 자본주의가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나가려 사용한 수단을 반영한 것이라고 마땅하게 주장했다. 1960년대 후반 미국과 여러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이윤율에 중대한 위기가 나타났고, 이것은 결국 브레너가 “장기 침체”라고 부른 국면을 낳았다. 이에 대응해 [자본가들은] 신자유주의(자유 시장이라는 미명하에 시장 논리의 지배력을 재확립하고, 국유·공공 산업을 대거 민영화하고, 복지국가를 구조조정하는 것)로 노동자를 더욱 쥐어짬으로써 이윤율을 끌어올리려 했다.

맹목적 경쟁 논리

그러나 노동자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서 훨씬 더 착취당하기는 하지만(예컨대 미국에서 실질적인 생활수준은 1970년대 이후로 정체돼 있다) 이윤율은 아직 1960년대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국가 규제로부터 점점 더 벗어난 금융 시장이 그 간극을 메웠다. 그에 따라 어마어마한 부를 얻을 수 있다는 광기를 낳았고 탐욕과 투기가 판을 쳤다. 마르크스는 그의 위대한 저작 《자본론》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금융 거품을 주의 깊게 연구했다. 마르크스가 살아 있었다면 1990년대의 ‘닷컴 버블’이나 2000년대 중반의 부동산 거품이, 그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만 빼면 별 새로울 것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최근의 거품은 너무 큰 나머지 그것이 터지자 서구의 은행 시스템을 파괴할 뻔 했고 세계경제는 “대침체”라고 불리는 사태에 빠졌다.

이런 경제 위기가 벌어지는 데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에서 밝혀 낸 맹목적 경쟁 논리가 있다. 그러나 똑같은 논리가 다른 차원에도 적용되고 있다. 기업 간 경쟁은 국가 간 경쟁과 뒤얽혀 있다. 그 결과 20세기에는 두 차례의 끔찍한 세계대전이 벌어졌고 이후 오랜 냉전으로 세계가 동서로 나뉘어 경쟁했다. 오늘날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패권을 재천명하는 데 실패한 이후 눈에 띄게 그 패권이 약해졌다. 미국, 떠오르는 강자 중국, 재기한 러시아와 그 밖의 여러 국가들 간의 경쟁 구도가 세계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형성하고 온갖 위험을 초래할 듯하다.

그러나 인류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위협은 대혼란을 초래할 기후변화다. 정신 나간 일부 우파와 그들을 후원하는 강력한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가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때문이라는 증거는 압도적으로 많다. 기후 혼란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온실가스를 과감하게 줄이는 것뿐인데, 그러려면 우리가 생산하고, 이동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나 국가와 기업들은 비용 때문에 경쟁자에게 뒤처질까 봐 그런 변화에 격렬하게 반대한다. 이것은 2009년 12월에 있었던 코펜하겐 기후 정상 회의에서 드러났다. 당시 버락 오바마는 온실가스 규제 염원은 아랑곳 않고 어떤 배출량 감축 목표도 정해지지 못하도록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므로 자본의 경쟁 논리는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썼듯이 실로 “사회에서 이용 가능한 생산력이 더는 부르주아의 소유 관계가 발전하도록 돕지 않는다.” 또 《공산당 선언》의 다른 부분에서는 “(계급투쟁 속에서) 때로는 은밀한, 때로는 공공연한 투쟁이 끊임 없이 지속됐고, 언제나 그 끝은 사회가 혁명적으로 재편되거나 투쟁하는 계급이 함께 몰락하는 것”이었다고 경고한다. 다시 말해, 사회 혁명으로 낡은 사회를 전복하는 데 실패한다면 그 결과는 문명의 완전한 몰락이라는 것이다. 위대한 폴란드계 독일인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가 제1차세계대전 당시에 말했듯, 사회주의냐 야만이냐의 선택이 놓여 있다.

경제 위기와 생태 위기가 결합돼 나타나는 상황에서 공산주의 사상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본주의를 규제하거나 인간답게 만들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하는 결과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주의가 등장할 수 있는 진정한 역사적 조건을 밝히려 《공산당 선언》을 썼다. 또 새로운 사회를 이루는 데 필요한 투쟁이 응집력과 구심을 찾도록 도울 정치적 주체, 즉 국제적 사회주의 혁명 운동을 일으키려 노력했다. 《공산당 선언》은 더할 나위 없이 21세기를 위한 선언이다.

📱 스마트폰 앱으로 〈노동자 연대〉를 만나 보세요!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아이폰 앱 다운로드

📮 매일 아침 이메일로 〈노동자 연대〉를 구독하세요! 아이폰 앱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