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인사혁신처는 ‘2018년 공직사회 인사혁신을 위한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장시간 근로 문화를 해소”하고 “효율적,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근무 여건 조성”에 나서겠다고 했다.

지난해 정부 부처 공무원은 OECD 평균(1763시간)에 견줘 현업직(경찰, 세관 등 상시근무 체제나 주말도 정상 근무하는 공무원)은 약 1000시간, 비현업직은 약 500시간 더 일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해 11월 ‘해직자 원직복직! 설립신고 쟁취! 정치기본권 쟁취! 성과급(연봉)제 폐지! 문재인 정부 약속 이행 촉구 공무원노동자 총궐기’를 열고 청와대를 향해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이미진

만성적인 초과근무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의 초과근무 감축 방안은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게 아니다. 

이동 중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결재하는 “스마트행정”, 초과근무를 하면 덜 바쁠 때 그 시간만큼 단축 근무(또는 연가)하는 “초과근무 저축연가제” 등으로 초과근무 시간을 2022년까지 현재보다 약 40퍼센트 줄이겠다고 한다. 

그러나 만성적인 초과근무 속에서 눈치가 보여 대체휴가를 내기 어렵고, “스마트행정”은 퇴근 후에도 업무에 매이도록 만들 것이 뻔하다.

속진 임용제

또, 정부는 공무원 승진제도를 직무역량 중심으로 개편해 속진 임용제(Fast-Track)를 도입하겠다고 한다. 연공서열 대신 능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도록 조기 승진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마치 하위직 공무원의 처우를 개선하는 조처인 양 떠들지만, 속진 임용제 도입의 본질은 하위직 공무원들의 성과주의 경쟁을 강화하고 노동강도를 높이려는 시도다.

속진 임용제는 박근혜가 밀어붙였던 “능력, 성과 중심 인사관리 강화”와 똑같다. 2016년 당시 박근혜는 ‘우수성과자 발탁 승진 대폭 확대’ 방안을 내놨었다. 문재인이 대선 후보 시절에 “공공부문 성과평가제를 즉각 폐지”하겠다고 한 약속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문재인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지만 공직 사회 내 ‘비정규직 공무원’인 임기제 공무원들은 전환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근본적 해결책인 공무원 대폭 증원도 턱없이 모자란다. 5년간 공무원 17만 4000명을 충원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충원 인원은 4만 명이다. 나머지는 집권 후반기에 하겠다고 하지만 계획대로 추진될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정부는 기존 공무원의 초과수당을 깎아서 신규채용 재원을 확충한다고 한다. 신규 채용 확대와 정규직 전환 등에 따르는 재정 부담을 던다면서, 올해 하위직 공무원 임금 인상률도 2.6퍼센트로 낮게 잡았다. 마땅히 해야 할 신규 채용의 부담을 기존 공무원들에게 떠넘기겠다는 것이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의 이간질과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을 강화하는 성과주의 추진 계획에 맞서야 한다.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적정 인력 확충을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