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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18일:
인종차별 반대 국제 공동 행동이 세계 70개 도시에서 열린다

3월 21일은 유엔이 정한 ‘인종차별 철폐의 날’이다. 수년 전부터 여러 나라의 좌파들은 이날을 전후로 인종차별과 파시즘에 반대하고 난민을 환영하는 국제 공동 행동을 벌여 왔다.

올해 3월 17~18일에는 독일·영국·폴란드·그리스·터키·오스트레일리아·한국 등 14개국 70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예년보다 더 많은 곳에서, 더 큰 규모로 열릴 듯하다.

두말할 나위 없이, 미국에서 인종차별주의자 도널드 트럼프의 집권은 전 세계 인종차별주의자들의 기를 한껏 살렸다. 여전히 경제난이 심각하고 난민 위기가 계속되는 유럽에서는 특히 강경 우익이 인종차별을 내세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은 노골적으로 이주민을 공격하고 인종차별을 앞세웠다. 그리스에서는 우파의 주도 아래 10만여 명이 수도 아테네에서 민족주의 시위를 벌였고 파시스트 정당인 황금새벽당도 한몫을 했다. 독일의 우익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이주민이 독일 여성을 공격한다’고 비방하며 ‘이주민에 맞서는 여성들의 집회’를 벌였다. 프랑스에서는 대선 후 분열했던 신나치 정당 국민전선이 당명을 바꾸고 재기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인종차별과 우익에 맞서야 한다는 인식도 광범하다. 그래서 올해 인종차별 반대 국제 공동 행동은 예년보다 더 많은 노동조합과 좌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상황의 시급함이 사람들을 자동으로 결집시키지는 않는다. 영국·그리스·독일에서 국제 공동행동을 조직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각국의 좌파 정당(노동당, 시리자, 좌파당) 일부와 노동조합이 공식적으로는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당원이나 조합원들을 동원하는 데서는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한국 집회에서는 이주민들도 200여 명 참가해서 서울 도심을 활력있게 행진했다 ⓒ조승진

광범한 지지 정서를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려면 사회주의 단체들의 구실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이주공동행동,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난민지원네트워크가 주최해서 3월 18일 2시 서울 보신각에서 집회를 연다. 주요 국가들의 참여 상황은 영국 ‘인종차별에 맞서자’ 연대체의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더 위험해지고 있는 우익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독일의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난해 9월 총선에서 90석을 차지하며 제3당으로 부상했다. ‘독일을 위한 대안’ 내부에는 잘 조직된 파시스트 분파가 있는데 이들은 빠르게 당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현지 일간지에 보도될 정도로 공공연하다.

그런데도 주류 정치권에서는 그들을 제3당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정서가 크다. ‘독일을 위한 대안’이 원내 각종 직책을 맡는 것에 대해 급진좌파 정당인 좌파당 의원들만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독일을 위한 대안’에 맞서려면 조직 좌파가 행동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좌파당이 최근 8000명의 신입 당원을 받는 등 왼쪽에서 구심을 형성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좌파당이 선거에서 반자본주의적으로 비쳐지고 당내 일부가 인종차별 반대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것이 주효했다.

그런데 정작 좌파당은 지금 인종차별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분열해 있다. 좌파당에는 인종차별 문제에 가장 일관되게 맞서는 사회주의자들과 의원들이 포함돼 있지만, 그 지도부는 인종차별과 난민 문제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행동을 회피하는 것은 자신의 손을 묶고 우익과 싸우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우익이 성장을 꾀하는 핵심 수단이 인종차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