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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나에게는 신문이라는 무기가 있다

나는 그동안 노동조합만 바라보고 살았다. 그런데 민주노조가 세워지고 파업을 했는데도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회사에 당하기만 하는 것을 보면서 지쳐가고 있었다. 그 즈음에 노동자연대 활동가를 만났다. 노동자연대 활동가와의 토론 속에서 노동조합 관료주의가 무엇인지 배우고 이를 극복하고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건설하려면 혁명조직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됐다. ‘현대중공업에서 노동자연대 회원이 3백 명만 되도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거다!’ 하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동지를 보며 ‘그래 혁명조직을 건설해보자!’고 결의했다.

노동자연대에 가입하고 활동을 할수록 신문이 중요하다는 것을 점점 더 크게 느끼게 됐다. 그럼에도 신문은 혁명조직을 만드는 기반이라는 점을 알게 됐지만 신문의 힘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했다.

신문의 힘

그러던 중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의 압력에 굴복해 상여금 월할 분할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를 미리 알게 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우리 회원은 둘뿐이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신문이 있었다.

나는 신문을 통해 부결을 선동하는 기사를 쓰고 이를 주변에 퍼트리며 선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자도 어느 정도 있었기에 부결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대중공업 회원모임에 제기를 했고 받아들여져서 기사를 부결선동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부결선동 기사는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큰 호응이 있었고 실제 부결에 큰 힘이 됐다.

신문판매

신문의 힘을 경험하고나니 나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이 좋은 신문을 정기구독 해야된다!’고 권하고 있었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신문 공개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다음 신문에는 부결 결정을 지지하고 투쟁을 건설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다루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언론과 모임들을 동원해 부결을 비난하고 있었는데 이때 우리 기사는 조합원들에게 큰 호응이 있었다. 10분 만에 열 부 이상을 팔았고 다음날 추가로 더 들고 간 신문도 5부 정도 팔았다.

신문을 어떻게 팔것인가?

다음 신문이 나왔을 때는 고민됐다. 이전 신문은 현대중공업이 나와 있기에 쉽게 팔았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팔지 고민이 됐다.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볼 건데 부끄러움을 이기고 팔 수 있을까?’ 특히 아는 사람들 앞에서 스피치를 하면서 신문을 팔려니 긴장이 됐다. 신문을 읽으면서 무슨 말을 할지 정하고 스스로 최면을 걸듯 할 수 있다고 외쳤다.

막상 신문 판매에 나서자 걱정보다는 훨씬 나았다. 우선 아는 사람들에게 팔면서 자신감을 올리고, 아는 사람 많은 팀에 가서 팔고, 다른 아는 사람 있는 팀에 가서 파는 식으로 시도해봤다. 스피치는 긴장해서 잘 못했지만 일대일로 내용을 얘기하면서 주변사람들도 들을 수 있는 방식으로 했다.

긴장은 됐지만 팔면 팔수록 조금씩 느는 느낌이다. 많이 팔고 정기 구독자를 만들면 좋지만 파는 만큼 중요한 것은 신문의 내용으로 선동을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산업안전보건위원이라는 현장활동위원을 맡으면서 노조조끼도 입고 다니고 노조 안전모도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 별거 아니지만 조금 더 든든해진 느낌이다. 다른 현대중공업 회원 동지도 많이 팔고 다닌다.

함께 신문을 통해 선동하면서 조직을 건설하고 울산 지회를 더욱 발전시킬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