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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민주노총 전 사무총장 옥중서신:
“노동자의 봄을 만들기 위해 투쟁해야 할 시간입니다”

ⓒ이미진

노동자 연대 동지들께

하루에 약 30분 주어지는 운동 시간이면 10x30m 정도의 흙마당을 걷습니다. 그 운동장 입구에는 겨우내 앙상한 나무 몇 그루가 서 있었는데, 오늘은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맺혀 있었습니다.

이미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자연도, 우리 역사도, 치열한 생존 투쟁은 그 자신에겐 고통일지라도 세상을 바꾸는 아름다운 힘임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2년의 수배 기간을 정동 건물 안에서 보내고 온지라, 이리 가까이서 나무를 보는 것도, 봄꽃을 보는 것도 3년 만의 일입니다. 속없이 기쁘고 설레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자료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3년간 한상균 집행부의 부족한 부분, 아쉬운 부분도 많았지만 , 또한 모든 성과는 현장 동지들의 땀과 헌신으로 만들어졌음에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박근혜는 퇴진시켰지만, 노동자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부르주아의 정원이 아닌, 노동자의 봄을 만들기 위해 다시 투쟁해야 할 시간입니다. 설레이는 시간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건강하십시오. 투쟁!

2018.3.17

서울구치소에서 이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