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력생산의 약 40퍼센트를 차지하는 화력발전소(발전사 5곳)에는 8000~1만 명의 비정규직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노동자들은 발전소 설비 운전과 정비, 청소, 시설관리, 소방, 경비 등 발전소 운영에 중요한 일들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간접고용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한 지난해에도 발전사 5곳 중 4곳에서 간접고용이 늘었다. 발전 설비의 보안 등급과 환경설비가 강화돼 필요 인력이 증가했는데, 이를 비정규직으로 채웠기 때문이다.

현재 발전 5사의 정규직 전환 논의는 지지부진하고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첫째, 발전사들이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고용 방침을 세우고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한 발전사가 작성한 ‘노‧사‧전문가 협의회 진행 계획’ 문건을 보면, “자회사 방식의 장점을 제시하라”고 적시돼 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발전 비정규직 노조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이에 항의했다.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은 처우 개선이 미미할 뿐 아니라 고용도 불안하다고 입을 모은다. 연대회의 간사인 이태성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 사무처장은 “2022년까지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화력발전소 10곳이 폐쇄된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자회사로 고용되면 향후 경영상의 이유로 자회사를 없애고 해고하면 끝이다. 따라서 자회사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둘째,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발전소 설비를 점검하는 정비 비정규직 노동자 3000여 명은 전환대상에서 아예 누락시켰다. 노동자들이 정부가 발표한 수치에 의문을 품고 따지자, ‘정비 업무가 민간위탁이라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핑계를 댔다.

3월 3일 공공운수노조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쟁취를 위한 결의대회’ ⓒ이미진

그러나 노동자들은 ‘정부가 정비 업무를 필수공익유지업무로 분류해 그 유지 비율을 50퍼센트로 설정해 놓을 만큼 핵심‧상시 업무인데 이를 제외시킨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항의하며, 즉각 전환 대상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사안들은 정부 정책에서 드러난 가장 핵심적인 문제들이다.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3월 3일 청와대 앞에서 문재인 정부가 책임 지고 모든 비정규직을 예외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투쟁의 서막을 알렸다. 연대회의 결성 후 첫 집회였는데, 반갑게도 집회 후 노조 가입 문의가 늘고 있다고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화를 쟁취할 커다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최성균 한전산업개발발전지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발전소를 사람의 신체기관에 비유하면, 비정규직은 밥을 먹이는 구실, 정규직은 소화시키는 구실을 담당한다. 그 뒤 배설물 처리는 또 우리[비정규직] 업무다. 우리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제대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면 1주일 만에 전국의 발전소를 다 멈춰 세워 블랙아웃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우리를 필수유지업무로 묶어 놨다.”

“정부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우리는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민간업체에 남길 거면 제대로 싸울 수 있게 필수유지업무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핵심 부문인 발전소 업무를 민간에 개방‧확대하여 에너지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저임금(정규직 대비 55~60퍼센트 수준)의 비정규직을 양산해 온 정부가 책임지고 예외 없이 정규직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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