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공공기관이자 우정사업본부의 자회사인 우체국시설관리단 비정규직 노동자들(2500여 명)은 전국 우체국 1300여 곳에서 미화원, 우체국 청사‧금융경비원, 건물과 우편기계를 정비하는 기술원 등으로 일하며 궂은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처우가 열악하다.

그래서 전국공공운수노조 우체국시설관리단지부 소속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과 ‘진짜 사장’인 우정사업본부가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하며 2월 5일부터 12일까지 첫 파업을 벌였다(현재도 쟁의 중이다). 3월 10일에는 문재인 정부가 책임 지고 우체국시설관리단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전 조합원 집중 집회를 개최했다.

ⓒ제공 최윤석
ⓒ제공 최윤석

노동자들은 투쟁을 통해 처우 개선 요구안의 부분적 성취와 조직 확대 등 성과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우체국시설관리단 사측과 우정사업본부는 식사비 13만 원 지급(현재 9만 7000원)과 근속수당 인상 등 노동자들의 중요 처우 개선 요구에는 ‘예산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외면하고 있다. 3월 10일 탄원서를 접수한 청와대도 묵묵부답이다.

그런데 3월 23일 우정사업본부는 직고용된 노동자들(비정규직 포함)에게는 1422억 원의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우정사업본부가 19년 연속 ‘한국 산업 고객만족도’ 조사 공공서비스 부문 1위를 차지한 데에는, 우체국을 치우고 지키고 수리해 온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의 피와 땀 덕분인데 말이다.

우체국시설관리단지부는 3월 30일 오전 11시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이를 규탄하고, 문재인 정부와 우정사업본부가 직접 나서서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직접 고용을 책임 질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우체국 정규직 공무원들이 중심인 공공운수노조 소속 전국집배노조와 우체국 직접고용 비정규직과 재택위탁집배원들로 구성된 공공운수노조 우편지부에서도 참가해 우체국시설관리단 투쟁에 연대했다.

노동자들은 “일 시킬 땐 ‘한 가족’이라더니 경영평가성과급 줄 때는 나 몰라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우체국시설관리단지부 황미옥 총무국장은 현장 노동자들의 생생한 분노의 목소리를 전했다.

“저는 부평우체국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이름에 ‘우체국’ 글자가 붙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우정 종사자가 아니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일 시킬 때는 우정 종사자인데, 경영평가성과급 줄 때는 우정 종사자가 아니라고 합니다. 24시간 우리가 일하는 곳이 우체국인데, 우리가 우정 종사자가 아니면 누가 우정 종사자입니까?”

 일 시킬 때만 ‘한 가족’

우체국시설관리단지부 박정석 지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말하지만, 공공부문이고 정부기관인 우정사업본부에선 비정규직 2500명의 처우 개선 제로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 개탄스러운 현실”이라며 “이 잘못된 현실을 우정사업본부장과 정부가 나서서 직접 해결해야 함에도 뒷짐만 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사업이 적자라고 하면서 노동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강요해 왔다. 지금도 인력 부족과 과로로 집배원들은 근무 중 쓰러지고 있다.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은 우체국에 직접 고용된 기능직 공무원 3분의 1 수준의 저임금을 받고 있다.

그런데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이렇게 노동자들을 쥐어짜고 남은 돈을 수익금이라는 형태로 우정사업본부에 반납해 오기까지 했다. 이렇게 18년간 반납한 돈이 302억 원이나 된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처우 개선 비용 28억 원은 ‘예산이 없다’고 냉정하게 외면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쥐어짜 반납한 수익금 302억 원을 반환하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이 차별 받는 이유는, 우정사업본부가 경영효율화와 예산 절감을 위해 과거 우체국 기능직 공무원들이 수행하던 업무를 산하 우체국시설관리단에 수의계약으로 맡겨 온 것 때문이다.

따라서 간접고용과 비정규직 양산에 책임이 있는 정부와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시설관리단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이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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