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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CC 노조 파업 승리 - “연대가 승리의 관건이었어요”

지난 4월 16일 새벽, 2백83일 동안 온갖 고난을 겪으며 싸워 온 한원CC 노동자들이 통쾌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노동자들은 정규직·비정규직 전원 원직 복직과 노조원에 한해 경기보조원 용역 전환 철회 요구를 따냈다. 이 밖에 강제퇴사 금지와 고소·고발, 손배가압류 철회, 생계지원비와 치료비 지급 등 대부분의 요구들을 쟁취했다.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노동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총 경기본부의 연대가 승리의 관건이었어요. 구속과 벌금 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죽기살기로 연대해줬던 동지들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빨리 이기진 못했을 거에요.”

어렵고 오랜 싸움 과정에서 다소 지리하게 이어지던 싸움은 원춘희 조합원의 자살 시도 이후, 연대가 확산되면서 승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4월 4일 지노위 승소 이후 민주노총 경기본부와 서비스 연맹은 4월 15일부터 집중 투쟁을 벌였고 연대를 형성하고 확대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4∼5백 여명의 노동자들은 골프장 영업을 마비시키기 위해 골프장 입구에서 출입 저지 투쟁을 벌였고 많은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연대 대열에 합류했다.

노동자들은 싸움 초기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 역시 중요했다고 지적했다.

“싸움을 시작했을 때, 사측은 저희랑[경기보조원] 정규직을 갈라놓기 위해 정규직을 집중적으로 탄압했죠.” 이러한 사측의 분열 지배에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싸워 왔기 때문에 노조를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이번 싸움에서 두 가지 귀중한 교훈과 과제를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가 승리하고 나서 ‘반갑고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사측이] 우리를 해고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비조합원들도 많아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노조를 지키고 강화하기 위해 비조합원들을 조직하는데 힘을 쏟아야 해요.”

또한 한원CC 노동자들은 연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가슴 깊이 새기며 실천하고 있다.

“우리 싸움은 끝났지만, 투쟁하는 곳에서라면 언제든지 항상 저희 주황색 조끼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한원CC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투쟁이 승리한 후에도 국회 앞 비정규 투쟁과 대성가스비정규 투쟁 등 크고 작은 집회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말을 몸소 실천에 옮기고 있다.

오정숙


“정규직·비정규직 연대의 희망을 만들겠다”

[편집자 ― GM대우 창원공장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지난 4월 10일 비정규직 노조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노조의 연대가 중요한 구실을 했다. 불법파견 판정 이후 정규직화를 위해 공동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을 인터뷰했다.]

창원지부 박태엽 정책실장

사실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전까지는 나조차도 비정규직이 정규직 고용 안정판이라고 생각했다. 6년 전에 노동조합이 설립될 때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계속해서 현장순회와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이 싸움은 결코 비정규직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규직의 문제라고 교육하고 있다.

2년에 걸쳐 학습도 하고, 토론도 하고, 궁극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야 할 방향, 미래에 대해 토론을 많이 했다. 2월에 투표했을 때는 현장의 투표 참여자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 사업안을 찬성해 주었다.

현장 안에서 묵묵히 일하는 조합원들 중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동지들도 많다. 이 동지들과 함께 현장 동지들을 설득할 것이다. 꼭 성공해서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희망을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정규지회 권순만 지회장

대우자동차 창원공장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전에, 사측은 “경제가 어려워져도 정규직 너희는 짜르지 않겠다. 비정규직을 짜르고 너희들이 공정에 들어가면 상관없다”며 노동자들을 분열시켰다. 하지만 노동조합이 설립되고 나서 동지적 관점에서 많이 개선됐다. 특히 하청에 탄압이 들어오면 원청 노동조합에서 엄호·지지해 주었다.

사측은 몸이 아파서 잔업특근을 못하면 욕지거리를 해댔고, 회사를 나가라며 계약해지 위협을 했다. 이게 근로기준법에 저촉되는 일인지 우리는 모르고 있었는데, 정규직 노동조합에서 알려 주며 연대해 주었다. 관리자들이 집회를 막으려 하면 정규직 노조에서 엄호·지지해 주었다.

비정규직 문제의 책임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있다는 주장은 정부나 자본가들의 논리다.

정규직, 비정규직 나눠 놓은 것은 바로 그들이다. 차별을 만든 것도 바로 그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 노동자들의 책임을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정리 이선화


기아차 비정규직 투쟁

기아차에서 여성 사무계약직 동지들과 화성공장의 보성 투쟁이 1백 일이 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고소고발,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등 현대자본의 탄압은 멈추질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에 맞서 여성 노동자들은 3월 21일부터 양재동 현대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통해 현대자본의 노동력 착취와 노동 탄압을 알리고 있다. 또한 화성공장에서 매주 열리는 수요 중식집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4월 13일 중식집회에서 한 사무계약직 동지는 “새로 당선된 위원장 동지는 사무계약직 문제 우선해결을 약속했다. 그러나 우리는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화성 공장에서는 ‘보성 근로자 일동’이라는 선전물이 현장에 몰래 배포되고 있다. 내용은 ‘보성 투쟁은 폭력적인 난동이며 선봉대와 정규직 또한 폭력적인 난동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환갑을 넘긴 고령의 보성 노동자들은 인간답게 살겠다며 기아 원청과 보성 사측의 노예이기를 거부한 것이다. 장갑 하나를 타려고 나이 어린 관리자에게 이런 저런 욕설을 다 들어가며 수모를 겪어야 했던 보성 노동자들과 이들과 연대했던 정규직 노동자들은 ‘난동자’가 아니다.

허깨비 유인물을 뿌리는 속칭 ‘보성 근로자 일동’은 자본의 노예이기를 자처하고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연대의 고리를 끊어 내려는 괴 홍보물의 의도를 분쇄하기 위해 보성 투쟁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

반갑게도 기아차노조 신임 집행부는 수요중식집회를 직접 주최하고 있고 화성지부 조직실장은 지난 수요중식집회 때 “마음과 실천으로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정규직의 위력적인 실천적 연대만이 긴 싸움을 끝장 낼 수 있다. 이 싸움은 노무현의 정부의 비정규직 개악안에 맞선 투쟁과 연결돼야한다.

장재형(기아차 정규직 조합원)


지하철설비용역노동조합 결성

서울지하철 군자기지와 신정기지에서 전동차 도장 작업을 해오신 용역업체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지하철설비용역노동조합은 지난 4월 7일 서울시청 복지과에 노조설립 신고를 냈고 가입대상 전원인 총 13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대부분 육십을 훌쩍 넘긴 이 분들은 지하철에서 많게는 15년 이상 일해 오신 숙련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또 연령이 많다는 이유로 턱없이 낮은 보수를 받고 있으며 직업병을 유발하는 유해한 작업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왔다. 도장 작업은 중금속이 많이 들어 있는 도료를 사용해 작업을 하기때문에 호흡기와 피부에 치명적으로 해롭다.

노조는 일차로 임금인상 등의 처우개선과 환기창 설치등 작업환경 개선을 회사에 요구할 계획이며 설비분야에 근무하는 비정규직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제 지하철공사 정규직 노동자들의 관심과 연대가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김지영


하이닉스 매그나칩

지난 4월 22일 민주노총 충북본부 소속 4백여 명의 간부들이 하이닉스 매그나칩 대량해고에 항의하는 간부 파업을 하고 청주공장 앞에서 결의 대회를 진행했다.

경찰들은 집회가 있기 이틀 전 하이닉스 정문에서 시위진압 훈련을 하는 어이없는 행동으로 노동자들을 기가 막히게 했다. 전경차로 하이닉스 공장을 둘러싸고 물대포를 쏘는 등 훈련을 하다가,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통상적인 훈련일 뿐이라며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으려는 경찰들의 시도는 번번히 좌절됐다. 회사 진입을 시도하는 노동자들을 전경차와 소방차, 전경들이 총동원돼 막으려 했지만, 결국 노동자들에게 밀려났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일방적인 해고에 맞서 싸운 이후 처음으로 회사 안에서 집회를 한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신재교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 하청 지회장에 따르면, 하청 투쟁에 대한 연대를 외면하던 정규직 노조가 임금 협상을 회사에 위임한 뒤 사측이 되려 정규직 노동자 5퍼센트 감원하는 구조조정을 시작했다고 한다.

회사가 원하는 대로 따라주는 것이 결국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신재교 지회장의 지적대로 “원·하청 구분없이 하이닉스 매그나칩 자본에 맞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생각으로 투쟁”하는 것만이 원·하청 노동자 모두의 권익을 지켜줄 것이다.

5월 20일에는 금속노조와 화학섬유연맹, 비정규 사업장 중심으로 1차 동맹파업을 계획하고 있고, 6월 중순에는 지역동맹 총파업을 할 예정이다.

4월로 예정되었던 동맹파업이 연기되어 아쉽지만, 계속 이어지는 지역 연대투쟁은 하이닉스 매그나칩 투쟁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연진


울산건설플랜트노동자파업

“점심 제공, 식당, 탈의실, 깨끗한 화장실 제공” 기본적 권리를 요구하는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파업이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

한통속인 노무현, 보수언론, 사장들은 입체적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5천여 명의 병력으로 울산 공단 전체를 계엄 상황으로 만들었다.

파업투쟁에 참가한 한 늙은 노동자는 “업체는 협상에 코빼기도 안보이고 검사는 우리더러 사상이 불순하다며 ‘빨갱이 타령’에 정신 없습니다. 경찰은 조합원이 모였다면 곤봉 들고 방패 들고 여차하면 다 쓸어버리겠다고 합니다. 손발이 착착 맞습니다”하고 말했다.

노무현과 기업주들은 투쟁이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겉으로는 비정규직 보호를 외치면서, 현실에서는 비정규직을 탄압하는 그들의 더러운 본색을 폭로하는 건설플랜트노동자들의 투쟁이 더 확산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하루 빨리 투쟁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과 다르게 파업 대열은 극심한 탄압에도 줄지 않고 있다. 연대도 건설되고 있다.

민주노총울산본부는 매주 금요일에 건설플랜트 집중지원집회를 조직하고 있고 민주노총의 4월 22일 ‘울산건설플랜트 단체협약 쟁취! 노동조합 탄압규탄! 영남권 노동자 대회’에 1천5백여 명 노동자가 참여했다.

서로 손발을 맞추고 있는 노무현과 보수언론, 사장들에게 맞서기 위해서 우리도 손발이 착착 맞는 단단한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

단단한 연대 투쟁은 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투지를 더욱 고취시킬 것이다.

박수원


사회보험노조 파업

순환 파업중인 사회보험 노동자들이 지난 4월 20일 하루 전면파업을 벌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사측이 원거리 전보에 반발한 조합원 1백14명 중 1백6명을 해고하고, 8명을 파면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평생을 살아온 40대 여성 조합원을 서울로 발령내기도 한 공단 사측은, 백혈병을 앓는 남편을 간호해야 하는 조합원도 해고했고, 직위해제 통보를 받은 한 조합원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쓰러져 돌아가시기도 했다.

사측의 이런 탄압은 올해 9월에 콜센터를 설립하고 비정규직 고용을 6백 명이나 확대하려는 계획의 일부다. 또 사측은 올 11월에 조직진단을 받고 이어서 대대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보수 언론은 “회사 쪽에 임금을 백지위임 하는 노조”도 있는데 “한 달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사회보험노조 실태는 개탄스럽다(〈헤럴드 경제〉)”며 거들고 나섰다.

이 날 파업집회에는 조합원의 약 90퍼센트인 5천3백여 명이 참가해 투지를 보여 주었다. 사회보험 김흥수 위원장은 “집행부의 명운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21일부터 29일까지 다시 순환파업을 결정했다.

지도부는 지난 3월 18일부터 지금까지 지명파업, 순환파업, 하루 전면파업 등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조합원들의 참가가 높을 때 무기한 전면파업을 벌일 필요가 있다.

사회보험 노동자들과 함께 원거리 전보 발령이 내려지고, 임금 조정이 결렬된 직장의보 노동자들과 연대해 파업을 벌인다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최인찬


전남대병원 하청노조

‘부당해고 20명 전원 복직, 체불임금 지급,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요구하는 전남대병원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이 한 달을 훌쩍 넘기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진행 중인 산별교섭에서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요구를 포함시켰고 전남대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해 지도부 단식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원청 노동자들의 지지와 연대가 빠졌다면 나머지도 빛을 잃었을 것이다. 하청 노동자들의 사기를 높여주고 있는 것은 바로 원청 노동자들의 태도 변화다.

얼마 전까지 투쟁에 호의적이지 않던 완고한 수간호사들까지 “80퍼센트는 승리했어!”라고 말하고 있다며 윤순현 하청노조 부지부장은 의미심장한 변화를 전해준다.

병원 로비에서 농성중인 정규직노조 김교선 부지부장도 원청 노동자들이 “부서장들의 눈 때문에 공개적으로 지지 방문을 하지는 못하지만, 진심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래 원청 노동자들은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을 자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여겼다. 이것이 2002년과 2003년에 쟁의행위 찬반투표 부결로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원청 노조 지도부는 이에 타협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원청 노조 류영숙 지부장을 비롯한 조합간부들은 단식과 간부 철야농성을 적극적으로 결정했다.

간부들은 매일같이 현장 순회, 교육과 간담회를 진행해왔다. 26일 동안 지속된 단식처럼 그 노력은 끈질기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하청 노조 사무장은 그런 원청 노조 간부들에 대해 동지적 신뢰를 보내며 “전남대병원이야말로 국립대병원 중에서 강력한 총파업을 이뤄낼 수 있는 곳”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도급회사 거산개발과 전남대병원의 어떤 유착도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을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병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