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역전쟁’이 계속될 것 같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4월 초 미국이 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높은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중국도 비슷한 규모의 보복관세 계획을 내놨다. 미국은 다시 더 큰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그 뒤로 양국 정상이 어조를 누그러뜨리며 이완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이내 미국은 중국 2위 통신장비 기업 중싱(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 금지’라는 강력한 제재를 가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에도 비슷한 제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자국에 수출 의존도가 큰 미국산 사탕수수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많은 제재와 관세가 아직 시행된 것은 아니고 양국 고위급 대표단이 조만간 대화에 나서기로 하는 등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이런 갈등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 세계경제가 실제로 회복되지 못하고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서다.

미국과 중국은 군사적으로도 갈등 중이다.

4월 초 미국과 중국이 같은 날 남중국해에서 저마다 항공모함을 동원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남북한 정상회담 직전인 24일에는 대만 인근에서 중국 전투기가 정찰 비행을 하고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 편대가 전개됐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대립하는 것은 우연도, 몇몇 정책적 오류 때문도 아니다. 오히려 경제적 경쟁과 지정학적 경쟁이 맞물리는 자본주의 동역학의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가장 앞선 경쟁력을 자랑했고, 미국 시장은 규모가 가장 컸다. 미국 지배자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국에 유리한 ‘국제 질서’를 구축했다. 미·소 간 냉전 상황에서 서구 국가들은 미국의 주도력을 인정했다.

그런데 미국이 패권 국가로서 막대한 군비를 지출하는 동안 다른 서방 국가들의 경제가 급속히 성장하며 경제력의 상대적 분포에 변화가 생겼다. 서독과 일본이 크게 성장했고, 1990년대부터는 중국이 빠르게 부상했다. 세계 질서가 전보다 더 다극화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세력권 바깥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미국의 뜻대로 하기가 더 힘들다. 중국은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빠르게 증대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이렇게 요약했다. “중국은 우리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탄탄한 자금으로 유능한 군대를 건설하고 있다.”

이처럼 시야를 넓혀 제국주의 열강의 동아시아 패권 경쟁과 미·중 무역 갈등을 봐야 한반도 정세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한반도 정세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확약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경쟁과 불안정의 구조 한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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