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주휴수당을 포함해 계산할 경우 한국의 최저임금은 사실상 시급 9045원으로 OECD 국가 중 3위며, 미국·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어이없는 주장을 내놨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한 모든 노동자에게 주 1회 유급 휴일을 부여해 하루 치의 임금을 의무적으로 지급하도록 한 것이다. 일주일에 최소한 하루는 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사실, 주 5일제에서는 유급 휴일이 주당 2일이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2004년부터 주 5일제가 시행될 때 사용자들이 완강하게 반대해 유급 휴일을 더 늘리지 못했다.

그런데 반쪽뿐인 하루 주휴수당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이 저임금 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알바노조(2017)에 따르면,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92퍼센트가 주휴수당을 받지 못했다. 아파트 경비원과 같은 ‘감시·단속적 노동자’도 주휴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사용자들이 주휴수당은 빼고 (일한 시간만) 최저임금을 적용해 임금을 지급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고시할 때 시급 기준뿐 아니라 주휴수당이 포함된 월급 기준도 함께 알려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게다가 2018년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한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계산해도 157만 3770원밖에 안 된다. 비혼 단신 노동자의 평균생계비 175만 2898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최저임금위원회 자료. 2016년 기준)  

경계 늦추지 말고 투쟁 조직해야

ⓒ출처 서비스연맹

최저임금이 높다는 사용자와 보수 언론의 주장은 궤변일 뿐이다. 그들이 억지 주장을 펴는 이유는 명백하다. 우선,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논의가 재개되도록 압박하려는 것이다. 동시에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논의에서 인상률을 낮추려는 것이다.

현재 여야 갈등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고, 6월 지방선거도 있으니, 최저임금 제도 개악안의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자유한국당은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민주당이 “방탄 국회”라며 이를 비난하고 있지만, 남북 정상회담 선언의 국회 비준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야당과 합의할 수도 있다.

정부·여당이 자영업자들의 표를 의식해 지방선거 전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밀어붙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추려는 시도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춰야 한다는 사용자들의 요구에 호응해 ‘인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화답해 왔다.

그러나 저임금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 올해 사용자들의 갖은 꼼수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관건은 국회나 최저임금위원회 논의 테이블이 아니라 노동자 투쟁이다. 최저임금 제도 개악을 막고 1만 원 실현을 위해 민주노총 산하 주요 노조들이 최저임금 투쟁에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