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조선일보〉, 〈매일경제〉, 〈한국일보〉 등이 외국인들이 건강보험에 해를 끼치는 것처럼 보도했다. 이 언론들은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국내 의료혜택을 갈취’, ‘외국인 먹튀 의료쇼핑’ 등 자극적인 문구를 써가며 외국인들을 비난했다. 〈조선일보〉는 “외국인 건강보험 적자, 작년 2000억 돌파” 하며 외국인들이 조금 내고 많은 혜택을 챙기는 것으로 보도했다. 

이런 보도들은 사실의 일부만 보도해 악의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 외국인들 때문에 내국인들의 복지가 위협받고 있다는 식의 전형적인 차별 프레임이다. 바른미래당 의원 최도자는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 절실한 이때, 외국인들이 쉽게 건강보험 자격을 취득하여 우리 국민들이 낸 건보료로 치료만 받고 떠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외국인들 탓을 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가 유발한 적자가 2015년 1353억 원, 2016년 1773억 원, 2017년 2051억 원이라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에는 지역가입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직장가입자도 있다.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경우는 어떨까?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의 경우 2015년 3841억 원, 2016년 3866억 원, 2017년 4541억 원 흑자를 기록했다. 외국인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합해 보면, 2015년 2488억 원, 2016년 2093억 원, 2017년 2490억 원 흑자다.

외국인들이 건강보험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에 매년 2000억 원 넘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내국인들의 경우도 지역가입자들은 외국인처럼 적자다. 그러니 외국인 지역가입자를 문제 삼는 것은 단지 외국인을 차별하기 위한 이중잣대일 뿐이다.

무엇보다 론스타나 GM과 같은 자본가들의 진정한 먹튀에는 관대한 자들이 이러니 역겹다. 오히려 외국인 직장가입자인 이주노동자들은 대부분 한국에 영구 거주할 수 없기 때문에 보험료만 내고 떠나게 돼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일부 사례를 부풀려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 자격을 더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한다. 건강보험 가입 자격을 획득하는 보험료 납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1년으로 늘리자거나, 건강보험증을 도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이주노동자들은 고용주의 허가 없이 직장을 옮길 자유가 없는 고용허가제에 묶여 있다. 그래서 종종 고용주의 노예 신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직장을 이탈해 ‘불법체류자’ 신세로 내몰리게 된다. 이런 이주노동자들이 아프면 합법적으로 치료받을 수 없기 때문에 타인 건강보험증으로 치료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용허가제를 온존한 채로 건강보험증 ‘도용’을 규제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비인도적인 발상이다. 

통계가 말해주듯이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은 건강보험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따라서 규제가 아니라 고용허가제 폐지 등 이주노동자들의 기여에 걸맞는 권리와 복지를 보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