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제화 노동자 수십 명이 열흘 넘게 유명 수제화 브랜드 ‘탠디’ 본사 3층을 점거하고 있다.

특수고용직인 이 노동자들은 탠디 본사와 하청업체 5곳에서 일한다. 열악한 임금·조건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4월 초에 노조를 결성하고, 98명이 곧바로 4월 6일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그리고 사측이 노조와 교섭하기를 거부하자 4월 26일 본사 점거에 돌입했다.

어버이날인 8일 탠디 본사에서 농성중인 제화 노동자들이 창문 사이로 투쟁을 외치고 있다. 창문에는 제화 노동자의 자녀들이 전하고 간 카네이션이 걸려 있다. ⓒ제공 윤성희

노동자들은 임금(공임 단가) 현실화, 일감 양 조절을 통한 노동자 차별 철폐, 소사장제(개인 사업자) 폐지와 직접고용 등을 요구한다. 특히 임금 인상 요구가 절실하다. 노조는 제화 한 켤레당 공임을 2000원 인상하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임금은 8년째 동결됐고, 특수한 작업에 지급하던 특수공임마저 삭감됐다.

“30만 원짜리 구두 한 켤레 만들어 받는 임금이 단 7000원입니다. 성수기에 제대로 밥 먹을 시간도 없이 16시간을 일해야, 그나마 비수기의 부족한 임금을 채우며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본드와 유기용제로 유해환경에 노출되고 반복 작업으로 대부분 손가락 관절염을 앓지만, 산재 인정은커녕 아파도 쉬지도 못한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내리는 일감을 다 하지 못하면 다음에 일감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는 동안 사주 일가는 120억 원의 배당금을 챙기며 배를 불렸다.

그런데도 탠디 본사 측은 하청업체와 ‘개인 사업자’ 간의 계약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하청업체는 본사를 핑계 대며 발뺌했다. 노동자들이 소사장제 폐지,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이유다.

보통 30년, 길게는 50년 넘게 구두를 만들어 온 탠디 제화 노동자들은 2000년 무렵 특수고용 노동자인 ‘소사장’이 됐다. 이 즈음 제화 업계 전반에서 노동자들에게 개인 사업자 등록을 종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투쟁을 통한 변화

노동자들은 “노예 같은 삶”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싸움에 나섰다.

“처음에 (불만이 있는 노동자들이) 공원에 모이자고 했을 때 100명이 넘게 왔어요.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평생 노조라고는 해 본 적도 없는데, 파업을 하고 점거 농성까지 하고 있습니다.”

“많은 제화 노동자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요. 우리가 나아간다면 더 많은 이들이 용기를 낼 수 있을 겁니다.”

이번 파업으로 탠디 여성화를 만드는 하청업체 7곳 중 5곳이 멈춰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연대가 넓어지고 사회적 관심도 모아지기 시작하자, 아직 행동에 나서지 않은 탠디 하청업체 중 한 곳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남성화를 만드는 다른 제화 브랜드 공장 3곳에서도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탠디 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지역 노조들은 제화 노동자들이 밀집한 성수동에서 투쟁 소식을 알리고 동참을 호소해 왔다.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과 연대 확산 조짐 속에서 최근 탠디 본사가 직접 교섭에 나서 조금씩 물러서기 시작했다.

탠디 노동자들이 승리한다면 이는 동종 업계와 특수고용 노동자들, 저임금에 신음하는 많은 노동자들에게 자신감과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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