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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수 없이 찍어야 하나, 조희연 후보

6·13 서울 교육감 선거에는 조희연 교육감이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출마했다. 조희연 후보는 민주노총 서울본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서울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본부 서울지부 등 단체 66곳이 모여 결성한 ‘서울촛불교육감추진위원회’ 경선에서 당선했다.

조희연 후보는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 교원성과급 폐지,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삼고 있다.

‘보수 단일 후보’ 박선영 동국대 교수는 “전교조 30년 적폐 청산” 운운하면서 “법외노조인 전교조와는 어떤 협상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사고 폐지 시도를 비난하면서 혁신학교를 축소하고, ‘0교시’를 부활시키겠다고 했다. 경쟁 교육을 더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출처 조희연

중도를 표방하는 조영달 서울대 교수는 지난 대선 안철수 캠프에서 교육 정책을 만든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영달 후보는 외고와 자사고 추첨 선발제, 혁신학교 추가 지정 중단 등을 내세우고 있다.

공약을 놓고 볼 때, 이번 선거에서 조희연 후보가 상대적으로 진보적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그는 민주노총의 교육 노동자들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조희연 후보가 당선하는 것이 장차 교사, 비정규직 교·강사와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강화하는 데 이로울 것이다.

그러나 그는 좀 전까지도 자신의 4년 전 공약 이행에 매우 불철저하거나 지키지 않았다. 자사고 등 특권학교 폐지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일, 전교조 전임자 인정이 뒤늦었던 것, 학교 비정규직을 해고한 일 등.

또한 주요 쟁점에서 종종 권한 부족과 행정적 한계 등을 탓하며 후퇴하거나 개혁 속도를 늦추며 우파들의 눈치를 보다 그들에게 반격할 기회를 주곤 했다.

그래서 진보적 대중의 실망을 많이 샀다.

그럼에도 보수 교육감이 당선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당수 노동자들이 그를 진보 후보로 다시 뽑은 듯하다. 5월 11일 촛불교육감 추진위 해산식에서 여러 대표자들은 조희연 후보에게 이번에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그가 문재인 정부의 ‘파트너’를 자처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태도다.

이것은 진보 교육감의 당선이 자동으로 개혁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을 가리킨다.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투쟁이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