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 무늬만 정규직화, 가짜 정규직화, 정규직화 제로’.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을 비판하는 표현들이다. 지난해 5월 문재인이 인천공항을 찾아가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 지 1년이 지나 드러난 정규직화 대책의 실상이다.

정부는 상시지속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했으나, 상시지속 업무자들 중 아예 전환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전환 심사 과정에서 제외된 비정규직 노동자가 절반이 넘는다.

5월 12일 ‘기간제 교사 해고 반대! 정규직화! 학교비정규직 철폐! 투쟁 마당’ ⓒ이미진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에도 차별과 고용 불안이 남아 있는 자회사 고용 방식이 많아 온전한 정규직 전환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도 그중 하나이다.

기간제 교사 4만 7000여 명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됐다. 교육공무원법이 사용 기간을 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법령으로 기간제 교사들을 비정규직으로 영원히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한 것이 문제다.

사실 정부가 한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4년까지 근무할 수 있게 한 것은 이들이 상시지속 업무를 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편, 일각에서는 휴직 교사를 대체하는 기간제 교사는 한시적 대체 업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사의 휴직 수요는 매년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예측 가능하다. 결국 예측 가능한 휴직 수요만큼 정교사를 더 고용하면 되는데, 정부는 이를 기간제 교사로 대체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10년간 기간제 교사는 대폭 늘어나, 기간제 교사 증가율은 정교사의 10배에 이르렀다.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는 예비교사의 일자리를 빼앗는가?

지난해 교육부는 교사가 청년 선호 일자리라는 점을 들어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한 정부는 교사 신규 채용도 줄이고 있다. 정부는 정교사 채용을 억제하는 교원 수급 정책을 쓰고 있다. 4월 30일 정부가 발표한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은 학령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니 신규 교사 선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결국 교사 신규 채용을 줄인 것은 바로 정부이면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가 예비교사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처럼 이간질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정교사 채용 수 억제 정책은 기간제 교사 해고를 뜻하기도 한다.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은 기간제 교사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는데, 결국 교원 감축이 필요할 때 언제든 기간제 교사들을 해고하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실제로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직 전환에서 배제된 이후 해고 사태를 맞았다. 같은 학교에서 4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 교사들이 해고됐고, 계약 연장이 가능한데도 신규 채용을 고집하는 곳이 늘었다. 기간제 교사들은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학교를 떠나야 했다.

결국 정부의 정교사 수 억제 정책이 신규 교사 채용 확대, 학급당 학생 수 감소를 통한 교사의 노동조건 개선,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가로막는 진정한 걸림돌인 것이다.

비정규직 교사들은 고용 불안 때문에 장기적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며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고용이 불안정한 기간제 교사들은 관리자들이 통제하기 쉽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거부하기 어렵다. 기간제 교사들의 열악한 처지는 정교사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데도 이용된다.

따라서 정규 교사가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것이 교육의 질 개선, 교사 노동조건의 개선 등에서도 이롭다.

기간제 교사들도 차별 철폐와 고용 안정, 교육의 질 개선 등을 위해 정규직화 투쟁을 굳건히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