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기자가 언론에 거짓말을 하게 된 경위와 배경을 필자에게 해명해 와 해당 문장을 삭제했다.


ⓒ출처 픽사베이

허 아무 〈한겨레〉 기자가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모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언론들의 사건 정황 보도들을 보면, 허 아무 기자는 불운하게도 경찰의 함정 수사에 걸려 든 것 같다. 경찰이 끄나풀을 이용해 마약 구매자들을 체포하는 수법이다. 경찰은 흔히 체포한 마약 구매자들에게 또 다른 마약 복용자들을 불거나 유인하라고 압박한다.

정부와 경찰이 마약 공급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 정부들의 마약 정책은 압도적으로 구매자 체포 중심이다.

영국 국무조정실 마약퇴치정책조정과 전 책임자 줄리언 크릿칠리는 2008년에 이렇게 말했다. “[영국의 마약 정책은] 시행되지 않으며 시행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마약 공급을 통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겨레〉는 경찰의 허 기자 마녀사냥에 동참했다. 〈한겨레〉는 5월 22일 허 기자를 해고했다. 매우 신속한 조처였다. 〈한겨레〉는 그전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허 기자의 마약 복용을 마치 중범죄라도 되는 양 취급했다. 

대부분의 언론들도 ‘현직 기자 마약 투약 충격’ 같은 선정적인 제목을 달아 이 사건을 보도했다. 이들은 마약 투약이 범죄라는 그릇된 생각에 근거해 보도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의도적이든 그릇된 정보 탓이든) 간과한 것, 즉 마약에 대한 지배자들의 거짓말, 아무 실효성 없는 정부의 마약 정책, 사람들로 하여금 마약을 하게끔 만드는 자본주의 체제 문제점이 이 사안의 본질이다. 

마약에 관한 거짓말

많은 나라 정부들이 끊임없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인다. 이때 동원되는 최악의 거짓말은 마약이 아주 위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마약으로 분류한 약물들의 효과와 위험성은 각각 매우 다르다. 

국제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마약 정보 저널 《마틴데일》은 6300개 마약의 용도, 효과, 위험을 기록했다. 그중 헤로인은 성인, 노인 심지어 아기들한테도 통증 완화용으로 사용된다. 메스꺼움과 변비가 거의 유일한 흔한 부작용으로 돼 있다.(그래서 지사제로도 쓰인다.)

영국의 의사들은 전문의가 아닐지라도 1960년대 후반까지 중독자들에게 마약을 처방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마약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마약 사용을 통제하고 끊게 했다.

1990년대 초반 영국 리버풀에서는 존 마크스 박사가 내무부가 발급한 면허자격증을 이용해 중독자들에게 헤로인을 처방했다. 경찰은 이 집단들 중에서 96퍼센트가 절도를 그만뒀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10년 뒤 정부가 그 실험을 중단시키자, 2년 뒤 중독자의 41퍼센트가 사망했다.

한국 정부는 대마초도 불법화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영화배우 김부선 씨의 대마초 흡연 논란을 계기로 문화계를 중심으로 대마초 비범죄화 요구가 일어났다.

대마초가 안전한 마약이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입증된 지 오래다. 영국의사협회(BMA)는 “대마초는 매우 안전한 마약이고, 유흥이나 치료 목적으로 이용한 대마초가 직접적 사인死因이 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는 개인적 용도로 소량의 대마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는다. 강경한 마약 단속을 지지하는 자들은 이런 정책이 대마초 흡연 급증으로 이어지고, 헤로인 같은 더 강력한 마약을 하게 되는 관문이 될 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네덜란드의 대마초 흡연자들은 대마초를 불법화한 영국보다 적다. 네덜란드에서 인구 100만 명당 마약 관련 사망자 수는 유럽에서 가장 낮다.

정작 대마초는 담배와 섞어 피울 때가 가장 위험하다. 그러나 담배는 합법이고 대마초는 불법이다.

물론 일부 마약은 오래 사용하거나 많은 양을 사용하면 인체에 해롭다. 필로폰은 소위 마약으로 분류되는 약물 중 중추 신경 자극 효과가 특히 강한 약물로, 헤로인(아편)처럼 진통 효과를 위해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약물보다는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위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곤란하다. 사실 어떤 약물이든 적정한 양을 쓰면 약이고 과량을 쓰면 독이 된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필로폰을 ‘통제가 필요한 약물’로 분류하는데, 약물 자체의 독성이나 위험성보다는 중독(의존)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봐서다. 그래서 필로폰도 제한적이지만 의료 목적으로 사용해 왔다(과잉행동장애, 비만, 비충혈 완화 등).

마약 자체의 독성이 약해도 중독(의존) 때문에 사회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 문제에 관한 한 최악의 약물은 알코올이다. 그러나 술을 불법화한 나라는 거의 없다.

따라서 마약은 건강에 해롭고, 마약 오남용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약을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

그런데도 각국 정부들은 ‘마약과의 전쟁’을 멈추지 않고 실패한 정책에 많은 돈과 생명을 낭비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마약에 관한 그릇된 정보가 사회에 광범하게 퍼져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퇴각하면 (특히 언론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약과의 전쟁”은 사회 통제를 강화할 빌미를 제공한다. 경찰이 노동계급 지구를 급습해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다.

또, 제국주의 국가들이 지정학적 통제력을 유지하는 데도 “마약과의 전쟁”을 이용할 수 있다. 가령, 조지 W 부시는 아프가니스탄에 “마약과의 전쟁”을 수출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 침공의 한 명분이 아편 생산 감축이었다. 그러나 그때 이래 그 나라의 아편 생산은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미국의 침략 전쟁으로 삶이 피폐해지자 먹고살기 위해 아편 재배를 늘렸기 때문이다.

 계급 전쟁

“마약과의 전쟁”은 계급 전쟁이기도 하다. 애초 미국에서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용어를 만든 것은 닉슨 대통령이었다. 닉슨의 전쟁은 청년과 흑인에 대한 공격이었다. 당시 청년들은 마리화나 같은 마약을 사회적 격변과 정치적 비판을 위한 상징적 힘처럼 받아들였다.

1980∼1990년대에 레이건과 클린턴이 “마약과의 전쟁”을 이어 수행했다. 1997년 미국 감옥에 수감돼 있는 비폭력 마약 범죄자 수는 1980년 5만 명에서 1997년 40만 명으로 8배 늘었다.

미국 인구는 세계 인구의 5퍼센트가량이지만, 미국 수감자 수는 세계 수감자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단연 세계 최대다. 그리고 수감자들 중 흑인 비중이 매우 과도하게 크다. 닉슨, 레이건, 클린턴이 수십 년 동안 실시한 가혹한 마약 정책의 유산과 관계있다.

미국 지배자들은 “마약과의 전쟁”을 계급 전쟁으로 고착시켜 가난하고 처참하게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을 계속 억누르고 있다.

코카인 문제를 보면 이 점이 잘 드러난다. 미국에서는 크랙 코카인(흡연 형태의 코카인) 복용자와 파우더 코카인(가루 형태의 코카인) 복용자의 형량을 차별한다. 크랙 코카인과 파우더 코카인은 약리학적으로는 똑같다. 유일한 차이는 전자가 대개 가난한 흑인들이 복용하고, 후자는 주로 부유한 백인이 복용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둘의 형량 차이는 엄청나다. 연방 공정형량법(the federal Fair Sentencing Act)이 통과되기 전에 둘의 형량 차이는 100대 1이었다. 그나마 공정형량법이 실행된 결과는? 형량 차이가 ‘고작’ 18대 1로 줄었다! 가난한 흑인은 크랙 코카인 소지로 어마어마한 중형을 받은 반면, 비슷한 양의 파우더 코카인을 소지한 백인은 그렇지 않았다. 계급과 인종 차별을 잘 보여 준다.

 마약을 합법화해야 하는 이유

마약이 세계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사회주의자들은 마약 복용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그리고 자본가들이 타인의 비참함을 이용해 막대한 이윤을 남기려 하는 것에도 반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7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각국 정부들에게 마약 복용을 비범죄화하라고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렇게 썼다.

“많은 지역들에서 마약 주사는 고아, 학교 밖 청소년, 극빈층, 거리에서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 등 사회적으로 주변화된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널리 퍼져 있다.”

그러면서 “구금은 치료가 아니며”, “이런 접근법들(범죄화/수감)은 인권을 침해하고” “마약 의존성을 효과적으로 치료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린다.

정말이지 실업 불안감, 직장 스트레스 증가 등 때문에 사람들은 마약을 통해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한다. 마약 단속 강화는 그런 압박에 아무 답을 주지 못한다.

또, 마약 관련 범죄·질환·가난은 본질적으로 마약이 불법화돼 있는 상황과 관련돼 있다. 예컨대, 헤로인을 보건소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면, 인체에 유해한 독소가 섞이지 않을 것이고, 중독자들이 마약 구매를 위해 관련 범죄에 연루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주사 바늘은 청결할 것이고, 주사의 필요성도 없어질 것이다.(주사는 헤로인의 약효 손실을 막아 줘 다른 투약 방식보다 더 적은 양이 사용돼 그만큼 가격이 줄어든다. 그런데 주사기를 돌려가면서 맞아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마약의 불법화는 마약의 위험성을 조사하고 솔직하게 토론하고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되는 것을 가로막는다.

따라서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마약 중독자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는 것은 결코 성공할 수 없는 해법이다. 권력자들과 엘리트들이 자신의 피지배자들을 상대로 벌이는 계급 전쟁의 산물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전쟁의 포로로 감옥에 갇히는 사람들은 거대 마약 조직의 보스들(마약 공급자들)이 아니다. 수감자들은 사회에서 가장 절망 상태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다. 

경찰과 감옥은 위험한 마약 사용을 막을 수 없다. 공공 보건서비스와 각종 사회서비스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기관들이 보유한 자원을 적절하게 지원한다면, 마약 복용자들은 위험한 범죄자 취급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공공 자원의 사용 방식을 바꾸는 것은 사회 전체를 바꾸는 장기적 투쟁의 일부이고, 그 투쟁의 결과로 사람들을 마약으로 내모는 고통을 뿌리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자들과 반자본주의자들은 마약이 아니라 정치적 명확성과 투쟁 건설에 의존해 자본주의 체제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