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한 날, 노후 경유차 서울 운행 제한:
자동차 기업 재앙 질주 놔두고 노동계급에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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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뿌옇게 덮은 미세먼지가 서울을 목욕시키는 일들이 일상처럼 돼 가고 있다. 미세먼지 관련 주의보 발령 횟수도 갈수록 늘고 있다. 그럴 때마다 해당 정부 기관, 서울시, 언론은 건강이 안 좋은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그러나 야외에서 일하며 생업을 이어 가는 수많은 노동자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대기 오염이 심각한 국가의 대열에 합류했다.”
《네이처》와 OECD
차량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서울시는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 대중교통 무료 이용을 시행하거나
그래서 미세먼지 대책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주류 정당의 후보들은 문제의 원인도, 진정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한다.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는 한심하게도 ‘도로 물청소’를 핵심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도로 물청소는 대기 중 미세먼지를 없애는 게 아니다. 게다가 미세먼지가 가장 많은 겨울철에는 도로가 얼 수 있다.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의 “특단적 대책”은 실제 대책은 없는 뜬구름 잡기다.
박원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주로 산업 시설과 가정 난방에서 나온 석탄과 먼지가 스모그의 주요 원인이던 과거와 달리 차량 배기가스가 대기 오염을 심각하게 유발하는 오늘날, 자동차 배기가스를 규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의 배출 가스 규제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박원순의 대책은 진정한 해결책은 회피한 채 평범한 노동계급 사람들에게 그 부담을 떠넘기는 것일 뿐이다.
디젤 차량, 저감 장치
디젤 차량이 한국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우리 나라 경유차 판매 비중은 2011년 33.9퍼센트에서 지난해 44.8퍼센트
유가 인상 때문에 휘발유보다 싼 대안으로서 디젤 차량이 권장되기도 했다
따라서 노후 디젤 차량 운행 제한이 아니라 자동차 제조사에 세금을 부과해 노후 차량에 배출 가스 저감 장치를 장착해 주거나 싼값에 신차로 교체해 주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자본주의가 도시를 무질서하게 설계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장거리 통근을 해야 한다. 한국 도시 계획의 우선순위도 차량이 도보·자전거·대중교통을 압도한다.
그런데도 박원순은 주요 간선도로 지하화를 추진했다. 그리 되면 교통량이 늘 것이다. 교통량을 감소시키겠다는 자신의 약속과도 어긋난다. 결국 박원순도 서울시의 많은 것이 계속 자동차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교통량 증가는 교통 지옥을 만들 뿐 아니라 공중 보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는 대기 오염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환경 위생 문제가 됐다고 보고했다. 독성 물질이 포함된 대기 오염으로 매년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한다.
사실, 세계 주요 나라의 지배자들은 이미 19세기부터 대기 오염이 건강에 매우 해롭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각국 정부들은 대기 오염을 통제하려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았다.
대중교통 강화 쪽으로 거대한 전환을 해야 한다.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값싼 대중교통 체계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이를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자본가들의 우선순위에 도전하는 아래로부터의 대중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