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연규홍 총장(이하 존칭 생략)이 대가성 금품수수를 한 의혹이 제기돼 교육부가 감사를 진행했음이 최근 드러났다.

교육부에 진정을 넣은 한신대 박모 교수는 5월 31일 〈뉴스앤조이〉와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했다. “연 총장이 자신이 총장이 되면 음악원을 만들 테니, 전임이 되어 운영을 맡아 달라고 부탁”해서 전임교수가 되는 대가로 연규홍에게 500만 원을 줬다. 박모 교수는 총장 선거운동 때 연 총장의 선거자금을 관리했는데, 당시 A 박사가 선거자금으로 준 600만 원 중 200만 원을 자신이 연규홍에게 줬고 측근 목사들에게도 돈을 나눠 줬다. 연규홍 총장은 당선 뒤에는 더 큰 돈을 요구했는데, “지난해 12월쯤 전임교수가 되려면 1~2억원은 내놓아야 하지 않겠냐” 하고 요구했다. “약속했던 음악원 개설이 무산되면서 배신감”을 느꼈고 올해 4월 측근 목사를 통해 1년 만에 500만 원을 돌려 받았다.

한편, 연규홍은 한신대 이사회의 일부 이사진 자녀를 특혜채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경인일보〉 2018년 3월 19일자). 

연규홍과 학교 당국은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제보자의 증거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한신대 총학생회와 직원노조는 “연규홍 총장 사퇴”를 주장했다. 6월 4일 총학생회는 “뇌물선거 원천무효 비리총장 퇴진하라” 긴급 학내 집회를 열었다.

연규홍 총장은 애초부터 총장 자격이 없었다

연규홍은 ‘민주적 총장 선출 운동’의 의미를 좌절시키면서 총장에 선임된 인물이다.(관련기사 : 한신대 총장 선출 민주화 투쟁을 돌아보다) 학교 당국·교수 협의회·직원노조·총학생회가 참가하는 4자협의회에서 결정한 총장 선출 방식을 무시하고(교수 60: 직원 20: 학생 20의 비율로 반영해 총장 후보자 2명을 선출하고, 이사회에 상정), 이사회는 독단으로 연규홍을 총장으로 선임했다.

학생들은 연규홍 총장 선임 즉시 “연규홍 총장 즉각 퇴진”운동을 벌였다. 신학과 학생 33명은 “죽은 한신에서 무얼 더 공부하겠습니까” 하며 자퇴서를 제출했다. 학생 총투표에서는 92.7퍼센트(투표율 44퍼센트)가 연규홍 총장을 불신임했다. 이후 신학과 학생들은 연규홍 총장 즉각 퇴진과 민주적 총장 선출을 요구하며 삭발 후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였다.

투쟁은 총학생회와 연규홍 총장의 ‘한신대 발전을 위한 협약’으로 일단락 됐다.(관련기사 : 한신대 : 연규홍 총장 취임과 함께 학내 갈등은 마침표를 찍었는가) 하지만 협약을 맺었다고 해서 연규홍이 민주적 총장 선출 운동의 의미를 좌절시키면서 총장에 선임됐다는 사실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한신대 직원노조 집행부는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2016년 3월부터 촉발된 민주적인 대학총장 선출은 법인 이사회의 오만과 대학본부의 무능함으로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고, 결국 우리는 비리 의혹에 둘러싸인 연규홍 총장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작년 10월 민주적인 대학총장 선출을 위해 목숨을 걸고 끝까지 단식을 했던 학생들의 선택이 옳았음을 우리는 깨달았다.”

신학대학 학생회도 연규홍 의혹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에게 날린 가소로운 걱정은 본인의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위장평화쇼에 불과했습니다. 대학민주화를 위한 우리의 정의롭고 간절한 투쟁을 당신은 아주 더럽게 희롱하였습니다.”

최근 폭로된 연규홍의 비리 의혹은 그간 학생들의 투쟁이 정당했음을 또다시 보여 준다.

‘대학구조개혁평가’ 불이익?

학교 당국은 연규홍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며 투쟁을 단속하려 들고 있다. ‘이사(장) 또는 총장이 파면·해임 등 신분상 처분’을 받으면 대학 평가시 감점을 받고 등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당국은 “[연규홍 비리 의혹] 루머를 유포, 재생산하는 이들에 대해서도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자체가 문제다. ‘대학구조개혁평가’는 학령인구 감소를 핑계 삼아 시장 논리에 맞춰 대학을 재편하는 과정이었다. 이를 통해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켜 평범한 학생들과 학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해 왔다. 문재인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도 박근혜 정부 당시 불만이 많았던 지표만 일부 수정된 채, 시장 수요를 고려한 정원 감축이라는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사(장)과 총장의 부정·비리의 책임을 대학 평가에 반영해 애먼 학내 구성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한 것도 문제다. 이런 조건은 학내 구성원들이 학교 당국의 비리 문제를 폭로하고 투쟁하기 어렵게 만든다. 현 한신대 학교 당국이 “국가장학금을 못 받을 수 있다”며 투쟁을 단속하려 드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한신대 연규홍 비리 의혹은 학생과 학내 노동자들의 책임이 아니다. 연규홍 총장 후보자 시절 철저히 검증하지 않고 독단으로 선임한 이사회, 특혜채용 의혹을 받는 일부 이사진, 연규홍과 학교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학교 당국은 항상 ‘대학구조개혁평가’를 앞세워 자신들의 책임을 방기했다. 대학 교육을 기업의 요구에 종속시키는 방식으로 학제를 개편하고, 정원을 감축하고, 학생들을 경쟁으로 내몰았다. 교육의 질과 복지는 나몰라라 식이었고, 학내 노동자들의 처우를 악화시켰다. 현 학교 당국의 행태는 예전과 다르지 않다.

연규홍은 즉각 퇴진하라

한신대 총학생회는 성명을 통해 연규홍 총장 즉각 퇴진, 비리에 연루된 이사진 자진 사퇴, 민주적인 총장 선출 보장을 요구했다. 6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4자협의회에서 연규홍 총장의 재신임을 묻는 결정을 해야 한다고 호소하며 부총학생회장이 단식에 들어갔다.

연규홍은 애초부터 총장 자격이 없었다. 거기다 비리 의혹으로 학내 구성원들을 불안으로 내몰고 있다. 연규홍은 그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