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 IT 노동자 파업이 한 달을 넘겼다. 노조는 10년간 동결된 임금 인상, 장시간·무급 노동 해결,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성과급 체계 변경, 고용 불안 해소,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노조를 결성하고 5월 16일부터 첫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은 여전히 투지가 상당하다. 그간 쌓인 설움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까.

“김형래 아웃” 6월 4일 아셈타워 앞 집회. 파업이 한 달을 넘겼지만, 노동자들은 여전히 투지가 상당하다. ⓒ안형우

그런데 사측은 거의 한 달이 지난 6월 11일에서야 교섭 자리에 나와서는 ‘선복귀 후교섭’이 본사 입장이라는 말만 했다. 노동자들을 쥐어짤 때는 온갖 권한을 휘두르더니, 이제 와서 본사 핑계다. 괘씸하기 짝이 없다.

한국오라클 김형래 사장은 “내가 뭘 잘못했냐” 했다. 노동자들이 30일 동안이나 파업하며 그동안 사측이 저지른 수많은 ‘잘못’을 지목했는데 말이다!

사측은 교섭 와중에도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다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파업에 참가 중인 팀장을 강등하겠다고 협박하는 메일도 보냈다. 평소에 하지 않던 근태 체크를 매일 하며 파업 참가자들을 위축시키려고도 한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6월 1일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오라클 사측을 규탄하고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또, 교섭을 해태하고 있는 한국오라클을 부당노동행위로 입건해 수사하고, 100시간의 살인적 노동시간과 부당노동행위 실태를 정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파업이 노동자들을 변화시키다

사측은 아직 완강하지만, 한 달째 지속되는 파업 때문에 커지는 손실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고객사가 떨어져 나가고 제조·금융·통신·공공 영역에서 발생할지도 모를 치명적 오류에 대처하지 못할까 봐 불안할 것이다.

그래서 파업 대응책을 둘러싸고 임원들 사이에 언쟁이 오가고 사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사측은 파업 참가 인원을 파악려고 팀장들에게 근태 체크를 지시했지만, 절반이나 되는 팀장들이 이 지시를 거부했다. 사측이 유리한 상황만은 아니다.

파업 노동자들은 사무실에 들어가 침묵 행진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도 파업 노동자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시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고 임금도 받지 못해 걱정도 생기지만, 노동자들은 서로 결의를 다지며 버티자는 분위기다.

“파업이 길어지면서, 나는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은 흔들리지 않을까 불안했다. 결국 동료를 믿지 않으면 내가 흔들린다. 우리 팀은 전원 파업하고 있다. 지금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동지들이다.”

“파업을 시작할 때는 순진하고 나약했다. 이제 구호와 노래가, 회사 앞 집회가 너무 좋다. 10년 간의 회한과 좌절을 털어 버리는 느낌이다. 파업하면서 내 표정이 너무 좋아졌다더라.”

“나는 내가 노동자인 줄도 몰랐다. 파업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다.”

투쟁이 노동자들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있다. 노동자들은 파업 미참가자들을 파업에 참가시키기 위한 방법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오라클 노동자들이 굳건하게 파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아셈타워가 있는 강남 코엑스 블럭을 행진하는 오라클 노동자들 ⓒ안형우
행진하는 오라클 노동자들 ⓒ안형우
아셈타워 안 침묵 행진을 하는 오라클 노동자들 ⓒ안형우
오라클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한 달 넘게 파업중이다. ⓒ안형우
한국오라클노조 후원 팔찌 ⓒ안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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