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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을 기억하라

“결코 나는 미국인 특히 부시와 럼즈펠드, 미군의 만행을 잊지 못할 것 같다.”(2004년 5월 15일 김선일이 친구 심성대에게 이라크에서 보낸 이메일 중에서)

한 노동계급 청년의 죽음이 2004년 6월 말 한국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4월 팔루자 학살, 5월 아부 그라이브 감옥 고문 사건에 이어 터진 김선일의 죽음은 한국의 반전 정서를 결집시켰다.

많은 사람들은 부시의 점령과 노무현 정부의 파병 결정이 그를 죽였다고 생각했다. 그의 부모님은 아들의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아들이 살해 위험에 처했는데도 정부가 추가파병 방침을 밝혀 죽게 했다”며 “시신을 외교통상부 건물에 묻겠다”고 절규했다. 죽음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나온 냉혈한 노무현 정부의 첫번째 논평은 파병 결정은 변함 없다는 것이었다. 부시는 즉각 노무현 정부의 “용기”를 칭찬했다.

김선일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노무현 정부의 파병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고, 그 규모는 지금까지 한국 반전 운동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불발로 끝났으나 항공사 노조와 화물연대가 파병물자 선적·운송 거부 선언을 하기도 했다.
작년 우리를 분노케 했던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김선일을 죽음으로 내몬 “부시와 럼스펠드, 미군의 만행”은 이라크에서 계속되고 있다.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르빌에서 제2의 김선일의 비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선일의 죽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최선의 방법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 다른 비극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