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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자 서른 번째 죽음 ―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계속되는 비극

지난달 27일 쌍용차 해고자 고(故) 김주중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의 비극이 끝내 서른 번째 희생자를 낳은 것이다. 고 김주중 조합원은 2009년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공장 점거 파업에 참여했고, 공장 옥상에서 경찰특공대에 집단 폭행을 당하고 되레 구속됐다. 이후 국가가 매긴 24억 원 손배가압류의 대상자이기도 했다.

대한문 앞에 마련된 고 김주중 동지의 분향소 ⓒ이미진

2015년 쌍용차 사측은 “2017년 상반기까지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나 여전히 쌍용차 해고자 120여 명은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복직 시점조차 묵묵부답이다. 고 김주중 조합원도 복직을 손꼽아 기다려 왔었다. 사측이 복직 시점이라도 밝혔더라면 고 김주중 동지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명박근혜 정부도 공범이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는 공장 점거 파업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살인 진압을 자행했다. 이명박 정부가 매긴 24억 원 국가 손배는 대법원 판결만 남겨 놓고 있다.

최근에는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이 재판 거래 대상이었다는 사실도 폭로됐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쌍용차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대법원은 판결을 뒤집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의 실낱같은 희망이 양승태와 박근혜 정권의 거래 아래 짓밟힌 것이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지난 3일 대한문 앞에 고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를 차렸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2012년 대한문에 차린 분향소를 지키며 1년 7개월간 투쟁한 바 있다. 그래서 대한문은 쌍용차 노동자 투쟁의 상징 같은 곳이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득중 지부장은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살인 진압, 정부의 24억 손배가압류, 대법원의 재판 거래, 노-노-사 합의에 대한 사측의 불이행이 결과적으로 고 김주중 동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 고인의 뜻을 기리고 명예회복을 위해 당차게 싸우겠다.”

해고 노동자들은 “국가폭력, 재판 거래, 정리해고가 쌍용차 30명을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미진

문재인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후보 시절 대한문 분향소를 방문해 분향하고, 2013년에는 한상균 전 지부장의 고공농성장에 오르고, 2015년에는 쌍용차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인증샷을 찍으며 해고자들의 요구를 지지한 바 있다. “정권 교체하면 쌍용차 진상규명하고 정리해고 절차도 엄격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작 대통령이 된 지 1년이 지난 지금은 모든 게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경찰의 살인 진압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국가 손배도 철회해야 마땅하지만 변한 것은 없다.

노동자들이 다시금 대한문 분향소를 차리고 현 정부가 책임지라며 투쟁에 나선 이유다. 분통하게도 우파 단체들이 분향소 설치를 두고 대한문이 ‘보수의 성지’라며, 투쟁을 ‘시체 팔이’라고 비하하며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정부는 동료를 더는 잃고 싶지 않다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더는 외면하지 말라. 쌍용차 노동자들의 투쟁에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이미진
ⓒ이미진
극우보수단체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고 김주중 동지의 추모제를 방해하고 있다 ⓒ이미진
ⓒ유병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