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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의 정교사 1급 자격 취득 권리 인정한 대법원 판결: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 자격 연수 즉각 시행하고, 정규직화하라”

7월 4일 기간제교사노조와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대위(이하 기간제교사공대위) 주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기간제 교사가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조처를 즉각 취할 것과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요구하기 위해 열렸다.

ⓒ제공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2013년 이래로 교육부는 ‘교원자격검정 실무편람’에 기간제 교사는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막아 왔다. 2급 정교사 자격증 등 일정 자격과 일정한 경력이 있는 교사라면 정규직 교사든 기간제 교사든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또한 기간제 교사가 1급 정교사 자격증을 받기 위한 연수(이하 1정 연수)를 받을 기회도 박탈했다.

상위 자격증 제도의 취지는 일정 기간 교육 경험을 축적한 교원의 직무수행능력이나 자질을 향상시켜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므로 기간제 교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었다.

게다가 1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호봉을 한 단계 높여 줘 급여가 인상되고 승진에 도움이 되는 등 처우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기간제교사노조 박혜성 위원장은 “기간제 교사의 3분의 2가 정교사 1급 자격증을 취득할 경력과 자격이 있는데 교육부가 이를 막아 와 호봉 승급 등의 피해를 받아 왔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간제 교사들은 이 문제를 시급히 폐지해야 할 대표적인 차별 중 하나로 꼽아 왔다.

그런데 지난 6월 15일 대법원은 1, 2심 판결과 동일하게 교육부에게 기간제 교사의 정교사 1급 자격증 발급 거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이다. 정교사 1급 자격은 자격 기준을 갖춘 사람에 대해 정규 교원과 기간제 교원을 구별하지 않고 부여한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

사실 대법원 판결은 당연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지만, 그동안 교육부는 이를 부정해 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김초원, 이지혜 교사 순직 인정 투쟁이 3년을 끌었던 것은 정부가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이 아니므로 순직 처리를 할 수 없다고 버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윤지영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임을 명시”한 점을 강조하며 “교육부와 교육감은 기간제라는 이유만으로 기간제 교원을 차별해 왔는데, 이러한 사유는 정당한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대법원이 밝힌 것”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이런 잘못된 차별을 바로 잡기에는 매우 불충분한 조처를 내놨다. 자격이 되는 기간제 교사들이 정교사 1급 자격증을 신청하면 발급하겠다는 것이 고작이다.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은커녕 잘못에 대한 사과도 없다. 그동안 정부는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며 일시적인 업무를 하는 자질도 부족한 교사로 몰아가지 않았나” 하고 비판했다. 또 “무엇보다 기간제 교사 다수가 1정 연수를 받아야 정교사 1급 자격증을 신청할 수 있는데 1정 연수를 시행할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규직 전환 제외 부당성 드러나

기간제교사노조와 기간제교사공대위는 즉각적인 차별 시정뿐 아니라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도 함께 요구했다.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이 부당하다는 것이 드러난 만큼, 교원 상위 자격 취득 권리뿐 아니라 정규직으로 전환해 다른 차별들도 함께 없애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기간제 교사도 교원일 뿐 아니라 대법원도 판결문에서 기간제 교사들은 “현실적으로 담임 교사직을 수행하는 등 정규 교원과 별 차이 없이 근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정부가 기간제 교사들을 정규 교사와는 다른 ‘땜방 교사’ 취급해 왔지만, 실은 그동안 정규 교사와 똑같은 일을 시키면서도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를 양산하고 온갖 차별을 가해 왔다.

기간제 교사도 교육 공무원이며 정규직 교사와 동일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민주노총 봉혜영 부위원장도 “동일노동을 함에도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교육 현장에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부당한 차별과 고통을 당해 왔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시작으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즉각 실시해야 합니다” 하고 주장했다.